###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가족과 시간 보내기 입니다. ### Summary Today - 똑같은 하루가 아니라, 기억날 하루로 - 광복절이다. 집에서 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 또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죽기 전에 생각나는 오늘이 되지 않을 거다. 죽기 전에 떠오르는, 그리운 그런 하루가 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 밖으로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 밖으로 나가서도 특별할 건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새로운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하는 것들이 좋았다. 행복했다. - 메멘토 모리를 기억했던 하루였다. 오늘 자정으로 내 삶이 끝난다면, 주호랑 송정해수욕장을 가는 게 좋을까 아닐까? 그 질문에 나와 한나는 가야지 당연히. 라고 답을 내렸다. 그런 거다. 무엇을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할 때, 메멘토 모리를 생각하면 된다. 무언가 귀찮을 때, 메멘토 모리를 생각하면 된다. - SQLD 공부 - 주호 밥을 먹이면서 공부를 했다. 보통은 아침에 책을 듣는데, 그걸 건너 뛰고, 아침에 가장 먼저 이렇게 공부를 한다. 이게 엄청난 효과가 있다. 하루 종일 이 개념이 떠오른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공부에 대한 의지가 계속해서 떠오른다. 뇌 사용법을 정말 정확하게 알아버렸고, 그걸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 이런 방식이라면 시험을 몇개든 더 볼 수 있다. 순차적으로 계속 해나가면 된다. ### Day Records - 05:00 - 06:10 주호가 일어나고 내 안경을 자꾸 뺏으려고 했다. 그래서 하지 못하도록 혼났는데 그때 주호가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보고 조금 마음이 아팠다. 왜냐하면 그 조그만 아이도 이렇게 눈물을 셀 수 있구나. 그리고 아침 댓바람부터 이렇게 울면서 시작하는 건 주호 한테도 좋지 않은 하루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주가 평소에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아침에 그렇게 내가 혼났다고 울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죽고 무표정 한 게 무표정 한 게 아니라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는 거를 좀 알게 된 거 같다. 그래서 주가 아무 표정 짓지 않을 때도 얘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라는 사실을 오늘 좀 느끼면서 아침에 자료 줘야겠다고 생각을 했다.[[Mom’s Geotjeori]] - 06:10 - 07:10 주호 밥을 먹이면서 나는 SQLD 문제 풀이를 봤다. 역시 문제는 개념들보다 더 쉽다. 그래도 개념들을 조금 봐뒀다고 이게 가능해지는 것 같다. 뇌가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얼른 시간만 있다면 공부하고 외워버리자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한나가 나오기 전까지 계속 문제를 봤고, 15번까지 볼 수 있었다. - 07:10 - 08:30 한나가 일어났고, 우리는 내가 아침에 주호를 혼냈을 때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다. 주호가 무표정한 게 무표정이 아니었어. 그건 행복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표정이었던 것 같아. 내가 조금 혼내니까 무섭고 서러웠나봐. 눈물이 나도록 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가 얼마나 연약한지 알 것 같았어. 그러고선 나는 주호와 더 놀았고 한나는 샤워를 했다. 길게 길게 해. 내가 밥도 먹일테니까 얼른 가서 씻어. 한나에겐 그게 최고의 선물일지도. 주호랑 있으면 온전히 씻는 게 힘들기에. - 08:30 - 10:00 주호가 잠깐 잠이 든 사이. 나는 SQLD 책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공부가 잘 됐다. 맘 먹고 하면 충분히 붙을 수 있을지도. 그러고선 어디를 갈지 이야기를 했다. 갈팡질팡하는 우리. 칼국수 먹고 싶어. 아침에 겉절이가 영어 공부 주제였어. 울산이나 포항 이런 데 갈까? 내가 말했다. 시민공원 같은데 분수에서 주호 놀고 싶어. 해수욕장도 좋아. 계곡 갈까? 한나가 말했다. 먹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던 닭백숙까지 먹겠다고 하는 걸 보면.. 한나는 찐 엄마다. 우리는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채 한 번 하려다가 주호가 깨는 바람에 끝나고 말았다. - 10:00 - 11:00 집에 있는 제육을 데우고, 카레를 데워서 브런치를 먹었다. 막상 먹기 시작하니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진짜 맛있게 먹었다. 다른 거 생각 안날 정도로. 먹고 나니 나는 잠이 오긴 했지만. 그래, 이제 디저트라도 먹게 나가보자. 그렇게 우리는 계곡을 가니, 마니, 하던 문제를 해결했다. - 11:00 - 11:30 주호 밥 먹이면서 SQLD 함수 공부. 생각보다 함수가 익숙한 것들이 많았다. 함수 기능 보고 예문 보면 엑셀하고도 굉장히 비슷해서 이해가 쉽게 됐다. 이런 식이라면 시험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붙었다. - 11:30 - 13:00 나갈 준비 시작. 한나가 먼저 준비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나는 한나한테 나 빼고 둘이 나가는 거냐고 물었다. 나는 아직 씻지도 못했는데. 뒤늦게 화장실에 가서 볼일도 보고, 씻고 나왔다. 한나가 착착 모든 나갈 준비를 해줘서 나는 힘만 쓰면 됐다. 손발이 잘 맞는 우리. 나가보자! - 13:00 - 14:00 웨이브 온으로 이동. 아뿔싸. 도착했을 무렵, 거기는 내가 가고 싶지 않았던 원전 고리 앞 쪽이었다. 헷갈렸다. 그래도 거기까지 가는 동안 한나와 차에서 나눈 대화가 참 좋았다. 내가 서울로 이직해서 가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서울로 가서 살 마음의 준비가 됐는지. 그리고, 나는 지금 너와 살고 있는 게 굉장히 행복하다는 말을 해줬다. 갑자기? 라는 한나의 반응. 자기야, 반응이 그게 뭐야. 무튼, 함께 같이 산지도 5년, 6년? 부산에서 산 것도, 5년, 6년? 한나가 책을 읽고서 많이 달라졌다는 말에 참 기분이 좋았다. 또 책 사줄게. 그런 책은 얼마든지. 언제든지. 그렇다, 정말 요즘 행복하다. 나를 이해해주는 한나의 마음에도 고맙고. 또 한나도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해주는 덕분에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어서 덜 예민해지는 거라고. 그리고 내가 4시 넘어서 나갔을 땐, 뭘하고 있을까, 어떻게 버틸까 참 신기하다고 그런다. 나는 그 시간이 즐겁고 기다려진다고 말해줬다. 정말이다. 아침에 미라클 모닝을 할 수 있어서 주호에게 너무도 고맙다. - 14:00 - 15:30 TideAway 카페. 드디어 제대로 왔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밖이 시원해서 자리를 잡았다. 거기에 외국인 가족이 있었다. 5명이었는데,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아이들부터 한명씩 돌아가면서 4명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한나에게 말하고 가서 사진을 찍어줬다. would you like me to take a picture? I saw you guys take a picture in turn. 고마워하는 모습에 나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늘과 바다가 파랬고, 지평선 끝에 커다란 구름이 걸려 있는 게 보였다. 주호와 함께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한나가 3만원어치 먹을 거를 사왔다. 음료가 거의 한 잔에 만원이야. 소금빵이 6,800원이어서 안 샀어. 관광지는 관광지다. 커피도 너무 연했다. 우리는 에그타르트와 크로크 무슈를 먹고선 주호 밥을 먹였다. 너무 잘 먹는 주호. 처음엔 바람이 낯선 지 눈을 잘 못뜨는 것 같다가 잘 적응하고 먹기 시작. 거의 300ml를 먹고선 똥을 싸는 것 같아 나는 혼자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확인. 오줌이었는데, 어려운 바지를 입혀서 왔기 때문에 다시 입히는데 고생 좀 했다. 그래도 아빠니까.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장난감을 사러 토이저러스로 갔다. - 15:30 - 17:00 토이저러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은 토이저러스까지 가는 길이 더워서 땀에저러스. 한나도 같이 저러스. 주호도 인중에 땀이 맺혔다. 올라가서 배가 고파 경양식 돈까스 집에서 돈까스 하나와 미트볼 파스타를 시켰다. 그 사이 주호가 오줌을 싸서 갈아줬는데, 또 똥을 싸서 갈아줬다. 베이비 라운지엔 사람들이 많았고, 나는 땀을 흘리면서도 신중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주호 기저귀를 갈아줬다. 그러고선 토이저러스에서 장난감 구경. 주호가 좋아할 만한(사실 아빠가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보다가 포크레인, 벌레, 외계인 장난감을 샀다. 주호가 좋아할 것 같다. 다음에 주아도 데리고 와서 재밌는 장난감 많이 사줘야지. - 17:00 - 18:00 송정해수욕장을 가려다 실패. 주차할 곳이 없었다. 해는 노릇노릇 지고 있었기에 사진을 찍기 좋은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번화한 송정해수욕장을 이렇게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아쉽지만,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해도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 18:00 - 19:30 피곤한 주호. 고마워 버텨줘서. 토이져러스에서 사온 벌레, 포크레인, 외계인 장난감을 닦고, 샤워를 시켰다. 그러면서 나도 같이 샤워. 오늘 땀을 정말 많이 흘렸다. 한나는 그 사이에 모든 짐을 다 정리했다. 업무분담이 이렇게 되니까 너무 좋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해줘서 한나에게 고마울 뿐이다. 주호를 재우려고 노래를 부르는데, 역시 잘 되진 않는다. 짱짱한 소리가 나진 않는 그런 발성. 휴. 어떻게 연습을 해야 할지 아직도 고민스럽다. - 19:30 - 20:00 하루 기록. 옵시디안 정리. 많은 일이 있었는데 다 기억하지 못할까봐 역순으로 적었다. 그러고선 챗gpt한테 시간순으로 정리해달라고 했다. 이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다. 기록 자체가 중요한 거니까. - 20:00 - 22:10 한나가 이삭토스트를 시켜서 먹었다. 배가 너무 부른데 한나는 먹고 싶다고 해서 같이 먹어줬다. 한나 것까지 먹었다. 이러니 내가 살이 찌는 거 아닐까? 아니라고 할 거 다 한나는. 영화 핸섬가이즈를 봤다. 꽤 재밌었다. 코미디의 본질적인 요소인 오해를 잘 살렸다. 베스킨라빈스도 먹었다. 한나가 주문한 것 중에 대체로 아빠는 외계인이 왔는데 그것까지 내가 먹었다 맛있었다. 마지막에 너무 피곤한데 주호 이유식까지 미리 만들어놨다. 내일 아침엔 정신이 없을 게 분명 하기 때문에 기본 값을 이기고 이유식을 만들었다. 내일 분명 잘했다고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