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주호와 처음으로 계곡 가기 입니다.
### Summary Today
- 주호의 첫 계곡
- 아침부터 [[그릿(Grit)]]을 듣고, [[메멘토 모리를 떠올렸다]]. [[열정이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내가 찾아가는 거지]], [[의식적인 연습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 [[나보다 더 큰 세계에 연결되고 싶다는 생각]]. 반복되는 하루를 만들 수 없다. 오늘도 나가고 싶었던 한나를 위해서 나가자. 계곡을 가자. 장유계곡으로 가자.
- 계곡이라는 자연이 주는 힐링의 느낌도 너무 좋았고, 기본값을 이겨내고 나온 것이기에 더 성취감이 컸다. 육아를 하는 대부분의 부모에게 이런 일은 큰 맘을 먹어야 할 수 있는 큰 일일지도. 하지만 우리는 이걸 해낸 거다. [[240825 계곡에 놀러 간 주호]]
- 또 불안감을 이겨냈다. 처음 가보는 장소. 이 불확실성이 주는 불편함을 이겨내고, 여행 그 자체로서 우리는 즐겨냈다. 그게 한나와 내가 한 가장 멋진 일이었다. 인생은 앞으로도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우리는 언제나 기본값에 맞서 싸우고, 불확실성을 이겨내며,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 Thinking Box
- [[열정이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내가 찾아가는 거지]]
- [[의식적인 연습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
- [[나보다 더 큰 세계에 연결되고 싶다는 생각]]
### Day Records
- 04:30 - 06:30 일요일인가. 월요일인가. 헷갈리는 느낌. 일요일인데도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 주호와 밖으로 나왔다. 루틴대로 물을 마시고 잠이 깨기를 기다렸고, 빠르게 회복해나갔다. [[The Power of Korean Sign Language]]을 들었다. 이번에 공부할 내용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로고선 오늘 하루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해봤다. 메멘토 모리. 그렇다면 오늘 소중한 하루로 만들어야 한다. 어제 저녁, 오늘을 집에서 그냥 보내고 싶지 않고 나가고 싶다던 한나의 말이 떠올랐다. 장유계곡을 검색해봤다. 괜찮아보였다. 그래, 가자. 한나도 좋아할 거다. 윤정이가 다음 주 일요일에 가자고 했는데, 답사겸 이렇게 먼저 가도 좋겠다. 사실, 계곡을 같이 가자고 어제 물어봤을 때, 바로 답을 하면 좋지만, 뇌에서는 부담을 느꼈다. 어떤 곳인지 모르기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갔을 때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을 뇌에서 미리 감지했던 거다. 그걸 줄일겸 가자. 너무 재밌겠다! 그러고선 그릿을 들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열정이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내가 찾아가는 거지]], [[의식적인 연습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 [[나보다 더 큰 세계에 연결되고 싶다는 생각]]
- 06:30 - 08:30 일찍 나온 한나. 내가 계곡을 가자고 해서 바로 준비를 한 것이다. 주호 밥을 먹이고서부터 한나는 간밤에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여서 예민했음에도, 차근차근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다. 거의 머리 속에 어떤 것들을 차곡차곡 준비할지 있는 사람 같았다. 주호를 돌보고, 쓰레기를 버리고, 한 명씩 준비하도록 기다리면서 나갈 준비를 했다. 아침에 한나가 비록 내게 화를 내서 나도 감정이 올라왔었지만, 메멘토 모리를 생각했다. 역시 강력했다. 나도 같이 화를 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있었다.
- 08:30 - 10:00 장유계곡으로 출발. 정확히 알고 가는 것은 아니다. 가서 찾아야 한다. 여행이다. 불확실하기 때문에 떠나고 싶지 않지만, 여행이다. 불확실함을 즐겨야 한다. 삶의 새로운 국면은 바로 이때 나타난다. 도시고속으로 오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김해에 도착해서 평상을 대여해주는 곳이 보였다. 들어가면서 가격을 물어봤다. 5만원. 아무것도 포함되어 있지 않고 평상만. 한나는 나가자고 했다. 나도 좀 아깝단 생각이 들긴 했다. 거길 나와서 돌아보니, 팔각정이라는 간판을 봤다. 어? 내가 블로그에서 본 곳인데. 우연치 않게 그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너무 신기하다. 역시 인생은 여행이다. 우리는 주차비도, 평상비도, 음식비용도 내지 않고 계곡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 10:00 - 12:00 계곡에 도착. [[240825 계곡에 놀러 간 주호]]. 차를 세운 곳 바로 옆으로 우연찮게 샛길이 있었다. 계곡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거기 아래로 내려갔다. 한나가 미끄러질까봐, 주호를 안 내가 미끌어질까봐 조심조심. 중년 여성 세분이 있었다. 살짝 물어보고 옆에 의자를 폈다. 처음인지라 조심스럽게. 그러면서 그 사람들에게 전문가 포스가 느껴진다는 칭찬을 섞어서. 처음 물에 들어가는 주호. 차가운 물이다 보니, 가슴 깊이 담그지는 못하고 서 있기만 했다. 그래도 신기한지 물을 계속 만졌다. 햇살은 나무 그늘로 가려졌고,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주호가 노는 걸 보는 그 순간 정말 행복했다. 행복 별거 없다. 그러고선 주호 이유식 먹이기. 계곡에서 먹는 이유식이라니. 1시간 반 가량 있다가 우리는 자릴 떴지만,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 12:00 - 14:00 점심은 보리밥에 제육을 먹었다. 초읍에 가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저렴하고 또 맛있었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보였는데, 그것도 요령껏 잘 세웠다. 주호를 제외하고 나와 한나는 너무도 꾀죄죄했다. 심지어 팬티까지 다 젖어 있는 상태. 그 상태로 식당에 가서 남들 눈치 안 보고 먹고 싶은 걸 먹고 나왔다. 밥을 다 먹고선 레이카운티 3블록에 가서 당근을 문고리로 하고 왔다. P8이라는 주차장으로 먼저 가야 했는데, 레이카운티가 엄청 크다 보니 한참을 내려가야 했다. 구조가 신기했다. 산을 깎아서 만들다 보니 그런 구조가 된 듯하다. 대략 가격은 34평이 6억에서 8억 사이로 형성되어 있었는데, 분양할 때 12억 정도였던 걸로 보였다. 만약 그때 샀더라면 정말 잘한 투자였을까?
- 14:00 - 16:00 집에 도착. 한나부터 먼저 씻고, 이어서 주호랑 나도 씻었다. 내 옷과 몸에서 냄새가 좀 나고 있었다. 씻으면서 개운해졌다. 금새 15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짐을 다 정리한 한나를 안방에서 쉬라고 문을 닫아줬다. 이때부터 나는 주호를 돌보면서 15시가 되었을 때 밥을 줬다. 그러면서 랭체인 영상을 잠깐 봤다. 랭체인을 활용하면 나만의 LLM을 만들 수 있다. 내가 학습시킨 내용이 있는 챗봇! 관심이 생긴다. 빨리 만들어보고 싶다. 랭체인이 나온지 꽤 된 것 같다. 이런 기술에 내가 관심이 있었다니. 나는 왜 진작에 개발자의 길을 가지 않았던걸까 싶다. 주호 밥을 먹이고 나서 한나가 나왔다. 방에서 쉬지 않았다고. 왜그랬어. 쉬고 나오지. 이제 나는 졸리기 시작하는데!
- 16:00 - 18:00 주호의 우리의 마지막 레이스. 롯데백화점을 갔다 와서라도 시간을 보낼까 했지만 주호 컨디션이 그 정도로 좋아보이진 않았다. 너무 졸린 얼굴인데, 재울 수가 없었다. 지금 자버리면 저녁에 자는 시간이 깨져버리기 때문에. 꼬꼬닭으로 10분 놀아주고, 태엽 자동차로 10분 놀아주고.. 그렇게 채워서 버틴 2시간. 주호의 마지막 수유와 함께 주호는 꿈나라로 가버렸다. 오늘은 노래를 불러줄 필요도 없었다. 물놀이를 하느라 8시 낮잠도, 11시 낮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주호. 정말 수유가 끝나자마자 바로 뒤집어서 자버리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이렇게 우리도 육퇴.
- 18:00 - 18:40 옵시디안 정리. 하루를 정리하는데 거의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때그때 해도 좋은데, 이렇게 역으로 적어놓고 챗GPT한테 시간 배열 다시 해달라는 것도 좋다. 사진을 여기에 같이 넣었는데 S3에 넣어서 가져오는 방식으로, 그리고 DB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더 발전시켜보고 싶다. 옵시디안이 무겁지 않도록.
- 18:40 - 19:20 새우버거. 한나는 거의 3만원어치 주문을 했다. 어제부터 새우버거가 먹고 싶다고 하더니. 나는 잠깐 20분 정도 잤고, 그게 너무 개운했다. 주호가 찡찡 거리면서 자는데 내가 듣지도 못하고 잤다고 나한테 툴툴대던 한나. 그런데 정말 안 들린다. 어떡해?
- 19:20 - 21:50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를 봤다. 뭉찬을 기다리면서 그냥 보는 느낌으로 틀었다. 캐스팅이 너무 좋았다. 탕웨이부터, 공유, 수지, 정유미, 박보검, 최우식 등. 기린제작사의 박관수 대표가 공동제작에 들어가 있었다. 그게 너무 신기했다. 영화는 인공지능으로 부활한 죽은 사람들이라는 소재를 다뤘고, 영화는 블랙미러와 같은 미래 공상과학의 내용이지만 디스토피아적이진 않았다. 어떤 대안을 던지진 않지만, 꽤 흥미롭고 생각해볼 것들이 많았다. 인공지능인 탕웨이가 감정을 느끼며 딸을 찾는다는 설정은 실현 가능해보이진 않지만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이해한다. 박보검과 수지의 관계에서도 실제 문제가 있는 건 수지였다는 걸 점점 보여주는데, 수지가 그걸 제대로 극복하는 과정이 나오지 않은 건 아쉬웠다. 그래도 다양한 관계를 엮어서 보여주는 사후세계 인공지능 소재는 정말 재밌었다. 간만에 즐긴 도파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