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무사히 집에 돌아오기 입니다. ### Summary Today - 집이 제일 좋아 - 결국 한나를 아침에 설득해서 광주에서 부산으로 데리고 왔다. 한나도 혼자서 육아 도움을 못받고 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을 것이다. - 출발할 때 한나가 똥을 지렸다. 이런. - 집에 와서도 시간이 남았다. 주호가 잘 때까지. 2시간 정도의 시간을 사냥하러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가고 신세계도 갔다. 나는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끝까지 해냈다. - 저녁에 우린 삼겹살을 구워먹고, 베스킨라빈스를 먹으면서 트위스터스라나는 토네이도 영화를 봤다. 침대가 기가 막히게 포근했다. 역시 집이 최고였다. ### Day Records - 05:30 - 07:00 주호 기상. 한나가 나를 깨웠다. 이제 좀 일어나라고. 불을 켜고 싶은데 한나가 들어갈 곳이 없었다. 어둠속에서 주호랑 있었다. 물을 마시고.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언제 마시지. 어쨌든 몸이 어제보단 더 좋은 느낌. 한나가 일어나겠다고 했다. 한나와 이야기를 했다. 부산으로 가자. 너 이렇게 있어봐야 누가 도와주니. 대웅이도 간밤에 술을 마시러 나가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없는 동안 한나는 독박이다. 진짜 힘들 거다. 아무도 애를 봐주지 않는다. 나도 자유시간을 얻고 싶었지만, 그걸 포기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 가족이 눈에 밟히는 걸 어쩐담. 한나는 일요일에 와달라고 했다. 나는 힘들어서 안 된다고 했다. 경제적인 선택도 아니다. 주희를 만나려고 내가 그 고생을 한 번 더 해야 한다니!? 같이 가자. 한나는 장모님 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고, 가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나는 주호 밥을 하나 남은 이유식으로 먹였다. - 07:00 - 08:00 한나는 짐을 쌌다. 장모님도 나왔다. 주호 밥을 해주시겠다고 했다. 싸가라고. 그러면서 미안하다고. 애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내가 밥은 해줄 수 있는데. 한나도 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어제부터 느꼈다고. 나는 애써 아닌 척 했지만, 그게 힘들어서 가야 했다. 장모님께 죄송했다. 하지만 모두가 편하기 위해선,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한나도 부지런히 짐을 싸기 시작했다. - 08:00 - 08:50 주호 분유를 먹이고, 재웠다. 우리도 그 사이에 밥을 먹었다. 돼지갈비찜과 나물, 잡채. 사실 나는 밥을 너무 먹고 싶었는데, 한나가 그런 티를 안내서 말을 못했다. 장모님이 맛있게 차려주셔서 진짜 나도 맛있게 먹었다. 한나도 처음으로 출발하기 전에 밥을 맛있게 먹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그래서 똥을 싸버렸다. - 08:50 - 10:40 분명 광주에서 출발했는데, 한나가 급똥이 마려워서 집에 올라가는 바람에 기다렸다. 다시 내려온 한나는 출발할 때 또 똥이 마렵다며 올라가야 한다더니, 팬티에 똥을 싸버리고 말았다. 이럴수가! 37살의 어여쁜 한나가 팬티에 똥을?? 절대로 잊지 않기 위해 기록을 남긴다. 나는 스타벅스 DT로 가서 음료를 샀다. 장모님 꺼도 사서 주호를 안고 다시 올라갔다. 잠깐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내려와서 진짜로 출발. 가는 길에 대웅이 이야기를 엄청했다. 나도 대웅이에게 많이 실망했다고. 나 역시 대웅이가 내게 해준 만큼만 할 마음이 있다고. 한나는 대웅이에 대해서 내가 한 마디 하면 열 마디를 뱉어냈다. 나중에 손절할 거라고. 아예 가족에 대한 마음이 없다고.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하니. 아니라고, 한나는 손절할 거라고 했다. 예전에 장인어른이 처남이 법대를 나와서 많이 도와줬는데, 결국엔 장모님도 손절하고 살다가 할머니 모시고 살 때 다시 연락했다고. 대웅이를 한 번 더 지켜보겠지만, 이대로면 대웅이는 요리로도 성공할 수 없다. - 10:40 - 11:20 섬진강 휴게소에서 주호 이유식. 휴게소에 아기 의자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휴게소에 몰려들었다. 주호 밥을 먹이고, 조금 걷게 했다. 그래야 잠을 잘 것 같았다. - 11:20 - 13:30 예상 적중. 주호가 잠들었다. 한나가 운전을 하고 싶어했는데, 내가 한다고 했다. 그러다 한나가 금새 잠들었고, 나도 잠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혼이 났다. 목을 연신 주무르면서 잠을 쫓았다. 아무런 자극 없이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하면서 부산으로 왔다. 마지막 고가도로에서 내려올 때, 부산이 보이는데 그때 후련했다. 드디어 왔구나. 이번 추석은 뭔가 굉장히 힘들었다. 장모님 댁에서 어깨가 아프고 머리가 아팠을 때가 정점이었다. 집이 그리웠다. 한때 그곳은 우리의 집이었는데. - 13:30 - 14:50 집 도착 후 짐정리. 이제는 한나와 내가 엄청 익숙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짐정리를 할 때, 뭐가 어디로 가야 할지 묻지 않아도 이해가 된다.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이랄까. 장모님께서 주신 홍어도 잘 넣고, 소고기도 넣었다. 소고기가 정말 많다. 하나씩 해동해서 주호 이유식에 쓰고 나도 아침에 구워먹고 해야겠다. - 14:50 - 15:50 주호 밥먹이기. 장모님이 해주신 이유식으로 밥을 먹였다. 간이 된 음식인데 너무 잘 먹었다. 금새 다 먹이고, 한나에게 커피를 사러 나가자고 했다. 한나는 방을 정리했고, 나는 주호랑 하염없이 놀아줬다. - 15:50 - 18:00 시간 사냥. 이마트 트레이더스부터 갔다. 상품권을 바꿨다. 10만원. 해진이가 주호 돌이라고 준 돈이었다. 쓱페이로 넣었다. 주호를 트레이더스에서 좀 걷게 했다. 너무 잘 걸었다. 사람들이 카트를 밀고 오는 바람에 부딪칠까 무서워서 오래 풀어둘 순 없었다. 야채와 샐러드를 사서 나오다 봉주네 가족을 만났다. 이런. 씻지도 못한 상태로 이렇게 보다니. 남편 분이 나이가 많다는데, 잘생겨보이셨다. 한나가 야채로 봉주 어깨를 툭쳤다. 그게 나중에 생각하니 이상해서 한나도 봉주한테 카톡을 했다. 다음으로 신세계로 갔다. 커피 캡슐이 없어서 커피를 사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빵을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힘든 여정이지만, 그래도 시간은 정말 잘 갔다. 거봐 한나야, 광주에 있었으면 이 모든 걸 어떻게 했겠어. - 18:00 - 18:50 주호 씻기고 수유. 그리고 재우기. 피곤해 보였다. 나도 같이 오늘 처음으로 씻었다. 조금 칭얼대던 주호는 내 품에 안겨서 또 금방 잠들었다. 한나는 야채를 전부 씻어놓고 삼겹살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 18:50 - 20:00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었다. 한나가 구웠는데, 냄새가 났다. 기름에 튀기듯이 구운데다가 센불에 구워서 그랬다. 핏기도 가시지 않았다. 뒤이어서 내가 구웠다. 내가 구운 건 맛있었다. 앞으로도 그냥 내가 구워야지. 부엌이 어질러졌고, 주호가 마침 깨서 내가 깨끗하게 정리했다. 퐁퐁을 묻혀서 인덕션이랑 전부 닦았다. 개운했다. 맥주도 반잔 정도 마시고 그냥 버렸다. 술을 마시고 싶지 않은 상태라는 게 분명하다. - 20:00 - 22:00 베스킨라빈스 먹으면서 트위스터스를 봤다. B급 영화인데, 그래도 재밌었다. 어떻게 아직까지도 이렇게 뻔한 스토리의 토네이도 영화가 나오는지 신기하다. 누군가는 소비를 한다는 거고, 누군가는 이걸로 돈을 벌기 때문에 망하지 않고 계속 나오나 보다. 여튼, 집에서 이렇게 편하게 영화를 보니 너무도 좋았다. 침대도 폭신하고. 잠이 들 때쯤엔 거의 도파민이 완벽하게 나와서 잠을 잘 수 있는 상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