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철우 삼촌과 저녁입니다.
### Summary Today
- 영어 공부를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하다
- 구동사를 외우기 시작했다. 김재우의 구동사 100개를 빠르게 읽고 다시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가야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 신세계 아울렛을 가면서도 구동사를 계속 읽었다. 본부 워크숍이 끝났으니 이제 영어 공부가 중요하다. 또 SAA도 준비해야 한다.
- 주호 덕분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고마워 주호야.
- 철우 삼촌과 저녁
- 한나의 배려 덕분에 철우 삼촌을 집으로 초대해 회를 먹고 술을 마실 수 있었다. 부모가 된 이후로 처음으로 삼촌과 술을 마셨는데, 씁쓸했다. 올해로 환갑이 된 삼촌은 더 이상 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환갑은 꿈을 꾸기엔 너무 늦은 나이인 걸까. 아니다. 꿈을 꿀 순 있어도, 꿈을 말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는 것 같다.
- 삼촌을 보면서 내가 더 나아가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 Day Records
- 04:30 - 06:30 간만에 주호의 빠른 기상. 나도 일어났다. 영어 공부를 엄청나게 했다. 복습차원이지만, 그래도 이 문장들이 툭 치면 나올정도로 외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외우려고 마음을 먹고 외우기 시작하자, 문장들이 더 깊게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부분에서 이게 통으로 외워지지 않았는지도 알게 됐다. 졸리지만, 주호 덕분에, 인쇄해놓은 입트영 자료들을 다 외울 수 있었다. 주호 밥도 하고, 오늘 프리미엄 아울렛을 가기로 했기 때문에 점심 밥도 만들었다.
- 06:30 - 09:30 주호 밥을 다 먹이고 나는 김재우의 영어 구동사 100개 책을 샀다. 바로 동시에 할 건 아니었지만, 오전에 영어 공부가 너무 잘 되었기 때문에 욕심이 났다. 어차피 할 건데, 미리 한 번 빠르게 100개를 훑어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호를 보면서 영어 동사를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구동사가 이렇게 유용할줄은 몰랐다. 이 날, 운전을 하고 아울렛을 가면서, 돌아오면서, 또아울렛에서 시간을 보내면서도 계속해서 구동사를 봤다. 시간 나면 날 때마다 계속 그냥 읽어야겠다. 머리 속에 띄워놔야 이걸 외우는 부담이 줄어들 거다. 그냥 하면 된다.
- 09:30 - 13:00 신발을 사러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으로 갔다. 나이키에는 이미 줄이 서 있었다. 10시 30분 오픈인데, 15분 전에 도착한 우리는 중간쯤에 줄을 섰다. 사람이 많았다. 줄을 서서 세일 상품을 사는 것이다 보니, 입장했을 때, 빨리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다급한 마음이 들었다. 한나는 내 신발을 3개나 사줬다. 주호 신발도 2개나 샀다. 다해서 20만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진짜 할인이 크구나. 너무 풍족했다. 이제 3년은 신겠다! 주호는 이 날 올블랙으로 입었다. 옷은 너무 예뻤는데 더워보였다. 돌아다니는 주호를 사진 찍고, 챙기느라 나도 땀범벅이 됐다. 점심을 안에서 먹으려고 갔는데 테이블에 자리가 없었다. 간신히 높은 테이블을 차지했다. 거기서 나는 쌀국수를 먹고, 한나는 잭슨 치킨을 먹었다. 치킨이 쓰레기 같았다. 음식이 아닌 것 같았다. 먹으면 아플 것 같았다. 결국 저녁에 한나는 먹고 토를 했다. 이날, 체력이 떨어지면서 갑자기 모든 게 귀찮아지면서 판단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체력이 중요하다. 군대 행군도 생각나고 공수 훈련도 떠올랐다. 나중에 우리 가족 4명이서 특전캠프를 가면 재밌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 13:00 - 14:00 집으로 이동. 한나는 운전을 한다더니, 주호가 잠이 들 것 같자 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유 얄미워 ㅋㅋㅋ 피곤함과 졸음을 쫓아내면서 집으로 무사히 왔다.
- 14:00 - 16:00 집에 와서 나는 바로 잤다. 주호를 재우려고 했지만 실패. 서서 졸고 있는 나를 보고, 한나가 대신 해주었다. 아직 그저깨의 술자리 여파가 남아 있었기에, 나는 한나에게 바로 맡기고 그대로 팬티만 입고 잠을 잤다.
- 16:00 - 17:00 한나가 깨웠다. 벡스코에 가자고 했다. 오케이. 나는 충분히 잤기 때문에 바로 일어났다. 나갈 준비 완료. 삼촌을 볼 수도 있다. 삼촌을 본다면 그래, 저녁을 제안하자. 삼촌이 있었다. 삼촌은 반가워하셨다. 저녁은 어떻게 하세요? 양산으로 갈지, 올라갈지 고민이다. 그럼 저희 집 가서 저녁 드시죠. 삼촌은 살짝 거절을 했다. 와이프 만삭인데. 아뇨, 삼촌 한나가 말해준 거에요. 같이 가요. 그래? 그럼 가자. 그렇게 삼촌을 집으로 초대하게 됐다. 한나에게 정말 진심으로 고마울 뿐이다. 너무 고맙다 한나야.
- 17:00 - 18:10 삼촌이 집에 오기 전, 한나랑 부지런히 준비. 주호를 빨리 씻겨야했고, 한나는 화장실을 청소호가 밥을 올렸다. 쉽지 않았다. 한나가 예민해질까봐 살짝 걱정도 됐다. 하지만 잘 마무리가 됐고, 삼촌이 왔을 때 주호 밥을 일찍 먹일 수 있었다.
- 18:10 - 22:30 삼촌과 회를 먹으면서 소맥을 먹었다. 한나는 처음에 앉아 있다가 나중에는 토를 하러 들어갔다. 잭슨치킨이 문제 같아 보였다. 삼촌과 나눈 대화는 슬프기도 했다. 부모가 된 나는 삼촌이 도대체 할머니한테 어떤 감정이었을지 여쭤봤다. 삼촌은 고등학교때 광주기계공고를 다녔는데 한 주에 3천원으로 생활했다고 했다. 할머니는 매주 삼촌에게 줄 반찬을 만들어놓고 기다렸다. 냉장고가 없었기 때문에 상하지 않는 마른반찬을 만들었다고 했다. 자주 가지 않는 버스에 촌놈들이 우루루 몰려 타면 양손이 무거웠다고 했다. 한번은 학습비로 16,000원이 필요했다. 할머니는 돈이 없었다. 삼촌은 밥상을 엎어버렸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대로 송정역까지 걸어갔다. 방둑에서 물에 빠져 죽어버릴까 싶었다. 그런데 수영을 잘했다. 분명 몸이 떠오를 거였다. 송정역에 도착했을 때, 친구가 서 있었다. 집에 놓고 온 가방과 반찬을 들고 있었다고 했다. 할머니가 챙겨준 거였다. 그게 부모였다고. 아무리 속을 상하게 해도 공부는 꼭 하라고, 밥은 거르지 말라고 그렇게 두 개를 챙겨서 친구에게 꼭 찾아달라고 보냈다고. 그게 삼촌은 할머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이었다고 했다. 내일이 대구 마라톤인데, 그걸 포기하고 삼촌과 술을 마셨다 나는. 그래도 될 만큼, 삼촌에게 고마운 마음을 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삼촌이 좋기 때문에. 내 마라톤 메달을 보고 삼촌은 놀라셨다. 가장이라서 그런 마음으로 뛰는 거구나, 하고 바로 알아보시는 것 같았다. 밤이 깊어가면서 삼촌은 하품을 참기 시작하셨다. 우리는 전과는 다르게, 내일을 생각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