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회복 잘 하면서 주호 돌보기입니다. ### Summary Today - 3시간 밖에 못잔 상태 - 전 날 부국제 회식의 여파로 3시간밖에 못자고 하루를 시작했다. 정말 힘들었다. 한나가 이런 주말에 나가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지만, 이번엔 한나도 집에서 주호와 주아 옷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 신기하게도 전 날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과 대화가 계속 리플레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잔상이 꽤 남았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들을 잡아두지 않으면 사라질 터였다. - 판단력이 좋지 않았다. 다음 날 마라톤이 있음에도 인국 선배가 부른 자리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몸이 피곤해서 귀찮아지기 시작하니 정신도 없는 느낌이었다. - 그럼에도 점심에는 닭도리탕을 했고, 저녁엔 짜파게티에 야채를 다져서 넣어서 요리를 했다. 요리 덕분에 나는 기본값에 저항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Day Records - 05:00 - 07:00 주호의 기상. 오마이갓. 나는 집에 2시에 와서 새우버거를 먹고 잤다. 3시간만에 기상. 한나가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두려움과 함께 바로 벌떡 일어나서 주호를 데리고 나왔다. 거실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10~20분 정도 그렇게 있다가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가고 양치를 했다. 다시 커피를 마시고선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술기운이 없었다. 주호 밥을 해줘야지. 열심히 야채를 다지고 끓였다. 그런데 밥이 조금밖에 없었다. 아차. 그래도 주호 먹을 정도는 되니까, 주호 밥까지 만들어 먹이면서 한나가 은근히 나오길 기대했다. 한나는 나오지 않았다. - 07:00 - 08:00 한나가 나오지 않았고, 나는 안방 카메라를 확인하면서 주호랑 놀아줬다. 쉽지 않았지만 할 수 있었다. 내가 목숨을 내놓고 한 일이니까. 9시 정도 되면 잘 수 있겠지. - 08:00 - 09:00 주호랑 놀아주는데 한나가 나왔고, 컨디션과 기분이 좋아보였다. 다행이었다. 어제의 일들을 가볍게 이야기했다. 한나는 내게 수고했다고 말했다. 한나가 나오고 나는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 09:00 - 11:30 주호 우유까지 갈아서 먹이고 바로 주호를 재웠다. 그럼과 동시에 나도 취��. 정말 꿀 잠을 잤다.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 11:30 - 13:20 점심은 닭도리탕으로. 주호가 일어났고 나도 찌뿌둥했지만 같이 일어났다. 배가 고팠고, 집에 닭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나는 바로 요리에 들어갔다. 육수를 잘 우려냈다. 다시다 육수에다가 무까지 넣어서 개운하게 만들었다. 장을 만드는 것도 간장을 신중하게 선택. 그러는 사이 주호 밥도 따로 냄비에 만들었다. 닭도리탕을 오래 끓이자 고구마가 녹으면서 걸죽해졌다. 한나는 맛있다고 했다. 나는 살짝 완벽한 느낌이 아니어서 아쉽. - 13:20 - 14:30 주호 놀아주기. 생각보다 나는 컨디션이 좋았고, 돌고래로 놀아줬다. 식기세척기에 전부 설거지를 넣었다. - 14:30 - 17:40 주호 재우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집 정리. 현승 선배가 준 왜건도 전부 설치해보고 다시 해체해봤다. 너무 좋은 왜건이다. 주호를 당장 태워서 밖으로 나가고 싶을 정도였다. 어쩌면 마라톤도 앞으로 여기에 태워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꼭 나중에 시도해보자! 한나는 옷을 정리하느라 시간을 많이 쏟았고, 큰 물건을 어떻게 옮길지는 별로 생각이 없.. 무튼 함께 청소를 잘 끝냈다. - 17:40 - 19:30 주호 씻기기. 그러면서 같이 샤워를 했다. 하루 종일 씻고 싶었는데 같이 씻어서 기분이 좋았다. 한나 배가 너무 땡땡해보여서 인국 선배한테는 못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보고 쉬라고 하고 나는 주호 밥을 먹이면서 인턴 대사를 들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려서 놀랐다. 아, 이게 뭐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더 많이 들릴 것 같은데.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부터 인턴은 내가 무한반복해서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대사를 다 외울 때까지! 하나가 다 되면 그 다음에 다른 시리즈물도 하나씩 들으면서 영어를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었는데, 그 동안 안 했구나. 그런데 영어를 외우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시냅스가 더 연결이 늘어난 것 같다. 그 사이 홈플러스에서 물건들이 왔고 정리를 했다. 누군가 우릴 위해 장을 봤다준 느낌이라 너무 좋다. - 19:30 - 21:20 저녁으로 한나는 짜파게티, 김치, 밥, 비엔나를 먹고 싶다고 했다. 나는 야채를 잔뜩 다지고 썰어서 짜파게티를 끓였다. 그런데 짜파게티 자체가 좀 맛없는 짜파게티였다. 그래도 잘 먹고, 한나랑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주아가 도는 것 같다고 했다. 머리가 밑에 있는 것 같다고. 오늘 따라 배도 이상하게 아프다고. 나는 오늘 나가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가 같이 있어야 한나가 마음이 놓였을테니까. 하루 종일 내게 툴툴대던 한나였지만, 그래도 의지하고 믿을 건 나 밖에 없다. 그걸 기억하자. 그리고 다시 메멘토 모리를 해보자. 한나는 토를 했고, 나는 지난 기억들을 전부 기록했다. 그리고, 내일은 창원으로 10km를 1시간 안에 완주하러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