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행복한 결혼 기념일 보내기 입니다.
### Summary Today
- 영화 인턴 대본 공부
- 새벽 3시 50분부터 주호가 일어났다. 배가 아팠지만 영어 공부가 너무 하고 싶었다. 화장실에서 인턴 대본을 읽었다. 주호를 저녁에 재우면서 인턴을 공부했다. 잘 들렸고 기분이 좋았다. 저녁엔 자기 전에 트랭디를 들었다. 유튜브에서 하는 채널인데, 한국말 잘하는 미국인이 영어를 설명해준다. 과거와 대과거를 써서 if 가정법을 사용하는 사고방식을 이해했다. 대박이었다. 한국에서 나는 영어를 어렵게 배웠다는 생각을 했다.
- 결혼기념일
- 한나와 주호, 우리는 함게 한우수목원에 갔다. 철마에서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느끼며 소고기를 먹었다. 한나가 특히 행복했다.
- 이어서 우리는 하녹을 갔다. 우리의 결혼기념일이 더 완벽하고 느긋하길 바랐다. 하녹에선 주호를 잡으러 다니느라 사실 너무 힘들었다.
- 꽃도 샀고, 한나는 케익도 준비했고. 하지만 이날 한나를 울려버렸다. 돈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너는 비싼 거 갖고 싶으면 나는? 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서운했던 거다. 미안했다. 경제력이 없는 한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평생을 함께 할 내 와이프라는 감정, 이게 결혼 기념일에 들었던 내 감정인데, 결과는 반대여서 미안했다.
- 그래도 금방 우리는 감정을 풀었고, 행복한 결혼 기념일을 남길 수 있었다. 사랑해 한나야.
### Day Records
- 03:50 - 08:00 새벽부터 배가 너무 아팠다. 이런 통증은 또 처음이었다. 영화 인턴으로 영어 공부를 했다. 너무 재밌었다. 화장실에서 대본을 읽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귀로 듣고, 계속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긴 해야 하는데, 이게 맞나. 눈으로 읽어버리고 나면 귀에서는 생각하지 않을 거다. 그러면 귀로 익숙해지는 시냅스가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도 재밌게 읽었다. 주호 밥을 만들어서 먹이고, 그러면서 또 인턴을 틀어서 들었다. 확실히 더 잘 들렸다. 재밌었다. 내용이 있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영어가 들리는 그 느낌이 좋았다. 한나가 늦게 일어났고, 그러는 사이에도 나는 지루할 틈 없이 인턴 영어를 계속 들었다.
- 21:00 - 22:00 침대에 누워서 강철부대까지 마저 보고 난 뒤에 유튜브로 영어 공부에 대해서 찾아봤다. 트랜딩이었나. 거기서 want to를 함부러 쓰지 말자, had+pp가 대과거? 과거완료? 아니다, 과거 간의 순서다, 이런 내용들을 봤다. 항상 헷갈리는 문법, would, should 같은 것도 이런 유튜브를 통해서 공부하면 훨씬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 영어 공부를 해서 알고리즘에 영어 공부 방법이 많이 뜨는데, 활용해보자. 더 클리어한 영어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잠들었다.
- 19:10 - 21:00 주호를 재우고 나서 한나랑 이야기를 했다. 한나는 울었다. 내가 결혼기념일인데, 너는 뭘 사고 나는 뭐가 없냐고 말했는데, 그게 서운했다고 한다. 남들은 결혼기념일이라고 가방 선물받고 그러는데 내가 80만원도 아니고, 800만원도 아니고 고작 8만원짜리 말한 건데 그러냐고. 서운하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나랑 평생 함께 해줄 내 사람아. 미안해. 내년에는 꼭 약속할게. 그 말도 작년에 했다고, 그래도 미안해. 서운했겠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그렇게 한바탕 울고 지나간 뒤, 마음이 풀렸는지 상황이 좋아졌다. 역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 주호 접종은 언제 해야 할까, 이런 문제들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미안해. 정말 내년에는 상황을 무조건 달라지게 만들 거다. 어떤 방법을 쓰든, 경제적인 부분에서 지금의 두배 이상을 벌 것이다. 피자헛 피자가 왔고 흑백요리사를 보면서 먹었다. 나폴리맛피아가 우승. 에드워드의 스토리텔링도 너무 좋았다. 나폴리맛피아가, 집과 주방을 오가며 보낸 10년의 시간이 맞는 건가 생각이 들어서 출전하게 됐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으로 소감을 말했다. 그게 멋있었다. 95년생, 나보다 7살이나 어린데도 정말 멋지다.
- 18:00 - 19:10 주호 씻기고, 밥을 먹였다. 그 사이 한나는 힘들어서 방에 가서 누웠다. 뭔가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는데, 몸이 피곤하다고만 했다. 주호를 재우면서 인턴을 또 들었다. 너무 재밌다. 영어가 들리는 기분. 얼른 재우고 한나랑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한나가 먹고 싶은 피자헛을 엠포인트를 써서 주문했다.
- 15:00 - 17:00 주호를 재워놓고 나도 잤다. 주호는 거의 1시간만에 일어났다. 4시쯤 한나가 주호를 데리고 나가서 우유를 먹였고, 내가 자는 안방 문을 닫아줬다. 고마웠다. 잠이 절실했다. 잠을 자는 시간이 금방 흘러가버렸지만, 그래도 너무 잘 잤다. 한나가 배가 아프다는 소리가 들렸고, 일어날 때라는 걸 직감했다.
- 17:00 - 18:00 거실로 나와서 주호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나랑 대화를 했다. 돈 계산을 했는데, 나는 50만원을 내게 주면 정산을 하겠다고 했다. 한나는 최소 20만원을 가져가고 싶어했다. 나는 그러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말했다. 8만원만 주겠다고 했다. 그러다 한나는 기분이 상해보였다. 한나가 지금 얼마가 있는지 모르지만, 항상 돈이 없고, 또 그런 상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압박감을 받는다는 걸 안다. 다 내 잘못이다. 미안하다. 편하게 해주고 싶다. 내가 더 노력하자. 말로만 말고, 뭔가를 만들어내보자. 정말로.
- 13:10 - 15:00 하녹 방문. 멋진 카페에, 디저트도 맛있다. 도착했을 때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원래 가운데 물웅덩이가 있었던가. 주호가 계속해서 분수대로 들어가려고 해서 너무 힘들었다. 잡아서 데리고 오면 또 들어가고, 다시 잡아오고. 카페를 즐기지 못했다. 한나와 나는 사진을 찍고 금새 커피와 디저트를 먹고 바로 나올 준비를 했다. 망미동에 케익 가게에서 케익을 찾고, 집으로 돌아왔다.
- 11:30 - 13:10 철마에 있는 한우 수목원인가. 오랜만에 또 갔다. 고기가 너무 맛있었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한적하게 벼가 노랗게 자라난 논을 보면서 먹는데, 기분이 정말 좋다. 한나는 고기를 구웠고, 나는 밑반찬을 먹으면서 주호 밥을 먹였다. 자주 이렇게 와서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3인분을 시키면 10만원 정도인데, 그걸로도 충분했다. 우리는 총 4인분을 시켰고, 13만원 정도가 나왔다. 이 가게 앞에 주황색 람보르기니가 서 있었다. 언젠가 나도 그렇게 멋진 차를 타고 가족들과 함께 와서 배터지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반드시 그러헥 될 거다.
- 09:40 - 11:30 머리를 잘랐다. 오랜만에 지나 쌤을 만났다. 머리를 파마를 해서 다른 느낌이었다. 22일에 남자친구와 도쿄를 간다고 했다. 빠칭코를 간다고 했다. 돈 잘 따라는 이야기. 그리고 일석이형 유튜브도 소개해줬다. 도쿄 현지 맛집을 리뷰한 게 있었다. 단타 기술이라는 책도 알려줬다. 나중에 읽어보겠다고 사진을 찍어갔다. 그러고선 꽃을 찾으러 갔다. 꽃 한송이. 서프라이즈도 아니다. 아, 꽃으로 한나를 감동시킨 게 정말 오래된 일이지만, 그래도 나는 일상을 스윗하게 살아가는 남자가 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09:00 - 09:40 한나가 주호를 재웠다. 금방 재우고 손톱을 자르는 사이, 나는 샤워를 하고 나왔다. 한나가 귀를 파줬다.한쪽 귀에서 귀밥이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 08:00 - 09:00 한나가 늦게 일어나서 나왔다. 이때 뭘했는지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