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울산 마라톤 완주하기입니다. ### Summary Today - 울산 마라톤에서 두려움을 이해하다 - 울산 마라톤을 뛴 날이었다. 전날 생일은 잔잔히 지나갔다. 보통 생일엔 술을 마시고 끝이 났었다. 하지만 이번 생일은 그렇지 않았다. 다음 날 마라톤이 두려웠기 때문에 취하고 싶은 생각보다도 잘 자고 싶었다. - 울산 마라톤을 안 뛰고 싶었다. 지난 주 경남 마라톤이 정말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라톤을 하러 가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이 모든 게 두려움 때문이라고. 두려움 때문에 나는 피하고 싶은 거지만, 사실 생각보다 두려움은 별게 아니라고. 그러니 언제든 이렇게 두려움이 나를 지배하려는 순간에 한번 마주해보자고. 싸워보자고. 내가 언제나 맞서 싸워야 하는 건 남이 아닐 거다. 내 자신인 거다. 두려움에 굴복하려는 내 자신인 거다. 나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존재일 수 있다. - 사진을 옮기기 시작하다 - 그 동안 미루고 미룬, 사진 옮기기를 착수했다. 틈틈이 이제 옮기려고 한다. 밤에 자기 전에 한나 핸드폰에서 노트북으로만 옮기면 된다. 내가 찍은 것도 같은 날로 옮기면 된다. 그 다음엔 셀렉을 해서 컬렉션으로 모으면 된다. 그게 다다. 그것만으로 나는 엄청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부산대 앞 포멘티코 베트남 쌀국수 - 마라톤을 뛰고 와서 한나와 또 기억에 남을 만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힘들지만 부산대 앞에 포멘티코를 갔다. 나는 이렇게 가족과 더 많은 추억을 남기고,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 달리기를 하는 거다. 내가 뛰는 이유는 오로지 가족이다.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다. - 쌀국수까지 맛있게 먹고, 시민 공원을 가려다 너무 졸려서 결국 집에 와서 잠이 들었지만, 나는 이런 날을 잊을 수 없을 거다. 평생. ### Day Records - 21:00 - 22:40 킹덤 3를 봤다.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베라의 유혹을 이길 수가 없었다. 킹덤은 일본스러웠다. 재밌지는 않았다. 그런데 전쟁의 전략, 전술과 같은 부분은 좀 재밌어서 보게 됐다. 다 보고 났을 때 10시 15분 정도였고, 뭉찬을 볼까 말까 하다가 좀 틀어놓고 보다가 바로 잠이 들었다. - 19:30 - 21:00 교촌치킨을 먹었다. 한나가 속이 안 좋아서 내가 먹고 싶은 걸 사줬다. 대웅이가 보내준 5만원 배민 쿠폰으로 샀다. 고맙다 대웅아. 우리는 전,란을 같이 마저 다 봤다. 뒤에 액션씬은 좀 이상했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게 봤다. - 18:00 - 19:30 주호 씻기고 밥먹이고 재우기. 생선 이유식을 먹였는데, 우웩우엑을 처음부터 해서 당황했다. 그래도 다 먹고 별 탈이 없었다. 밥을 먹이면서 마라톤 주법을 찾아봤는데, 세상에! 이걸 진작에 봤어야 했다. 나는 완전 잘못된 방식으로 달리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방법을 익혀서 다시 달리고 싶어졌다. - 14:00 - 16:00 주호를 재워놓고 나도 잠이 들었다. 중간에 주호가 깨서 한나가 한번씩 왔다. 마라톤의 여파로 잠이 너무 왔다. 한나한테 맡기고 잠을 잤고,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간 것처럼 일어났다. - 16:00 - 18:00 밖에서 한나가 힘들어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을 깨고 나갔다. 이때부터 밖을 나갈지 말지 생각했는데, 몸 상태가 그럴 수 없는 상태였다.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 12:30 - 14:00 베트남 쌀국수를 먹었다. 부산대 앞에 포맨티코라는 곳이었다. 분위기가 괜찮았고, 아기의자도 하나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새로운 곳을 가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것. 기억에 남을 거라는 것. 그래서 롯데백확점의 베트남 쌀국수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왔다. 음식은 맛있었다. 먹고 싶은 다른 게 없어서 아쉬웠지만. 부산 시민공원으로 가려다가 주호 잠잘 시간도 다가오고, 내가 너무 피곤해서 집으로 가게 됐다. 한나는 스콘을 사서 먹고, 맥도날드에서 정크를 사서 차에서 먹으면서 오더니 오후에 토를 다 했다. - 11:00 - 12:30 힘들어도 나가자. 달리기를 하고 생각보다 컨디션이 괜찮은 듯 했다. 나가자. 점심을 집에서 먹고 쉬어도 좋지만 나가자. 어차피 힘든 건 다 지나가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빠르게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 08:30 - 09:40 마라톤을 달렸다. 10km. 지난 주보다는 덜 고통스러웠다. 처음 5km까지는 컨디션이 괜찮았다. 기록도 이대로면 더 단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7km 구간부터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버렸다. 방법이 없었다. 덜렁거리는 내 살들아. 깨끗하게 청소하지 못한 혈관들아. 미안하다. 그래도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걷고 싶었지만 걷지 않았다. 뒤로 갈수록 심박수는 184를 넘을랑 했지만, 마지막까지 달렸다. 이렇게 또 뇌는 힘든 일을 견뎌냈고, 더 똑똑해졌다.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생겼다. - 09:40 - 11:00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완주했다고 또 자랑을 했다. 이렇게 해서 9개의 메달을 모았다고. 이번엔 덜 힘들다고. 내 스스로가 너무 뿌듯했다. - 06:30 - 08:30 마라톤을 뛰러 울산으로 출발. 한나한테 주호 밥을 맡겼다. 가면서 마라톤이 내게 준 것에 대해서 생각했다. 마라톤을 통해서 나는 두려움을 이해하게 됐다. 어제 저녁 나는 오늘 마라톤을 가는 게 너무 두려웠다. 미루고 싶고,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럴만한 변명을 생각하려고 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그랬을 거다. 변명을 믿었을 거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 두려움에 맞서려고 했다. 그래서 가보는 거였다. 실패하는 게 두렵기도, 완벽하지 못한 게 두렵기도 하지만(자아에 상처를 내므로) 나는 이겨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대단한 놈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또 영어로 이런 생각을 해보면서 더 나아질 내 미래를 생각하며 운전해서 울산으로 갔다. - 05:00 - 06:30 주호의 늦은 기상. 고마워. 멍하니 나와서 나는 주호랑 놀아주면서 사진을 라이트룸으로 옮겼다. 스마트프리뷰를 만들었다. 어제 저녁 사진을 한나 폰에서 다 옮기길 너무 잘했다. 아침엔 주호 밥을 새로 만들지 않았다. 원래 있던 걸 데워서 먹일 준비. 그러고선 나도 울산으로 갈 준비. 한나가 나와서 바통을 터치하고 나는 나갈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