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한나의 둔위회전술 응원하기 입니다. ### Summary Today - 주아 둔위회전술 - 한나가 장모님과 서울로 떠났다. 둔위회전술이 성공하길 바랐지만, 실패해도 실망하지 않길 바랐다. 나는 넉넉히 40만원을 여비로 쥐어줬다. 한나가 놀라했고, 나중에 안 거지만 한나는 갈 때 특실을 타지 않았다고. 남은 돈으로 주호 옷을 샀단다. - 둔위회전술은 결국 실패했다. 할 수 있는 만큼 해본 거다. 이제 제왕절개를 받아들이니 마음이 편했다. 고생했다 모두. - 잡채를 만들다 - 돌아오는 가족을 위해 나는 잡채를 만들었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 그만큼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요리. 가족을 위해서 내가 이걸 맏는다는 건, 그만큼 가족을 생각한다는 뜻이므로, 나는 잡채를 만들어 가족을 반겼다. - 주호와 둘이서 보낸 하루 - 내가 미국에 있을 때 주호가 엄마를 엄청 찾았다고 했다. 껌딱지라고. 그래서 걱정했는데, 주호와 둘이서 보낸 하루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히려 뜨거운 감정을 느꼈다. 너무 사랑한다는 감정. 따뜻함을 넘어 뜨거웠던 감정. - 이제 곧 한나가 입원을 하면 주호를 내가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던 하루였다. ### Day Records - 07:30 - 08:20 한나는 장모님과 함께 서울로 떠났고, 내 마음은 알게 모르게 울적하다. 잘 될 거란 그런 생각도 들고. 혼자서 말없이 놀고 있는 주호를 바라보고 있으면 벅차오르면서 또 한편으론 큰 책임감을 느낀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사랑이란 감정이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뜨겁기도 하다. 나는 지금 너무 뜨거운 이 사랑의 감정 때문에 아프다. 견딜 수가 없다. 내 몸으로 주체할 수 없을 그런 뜨거움이므로, 나는 이런 감정에 앞으로도 더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 19:00 - 21:00 주호 재우기. 그러고선 나는 잡채를 만들었다. 집에 있는 재료들을 소진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또 소고기를 혼자서 다 먹기도 그랬다. 피곤하고 힘들고, 쉬고 싶었지만 그래도 고생한 가족들을 위해서 잡채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잡채는 들어가는 재료가 많다. 그걸 만드는 게 노력이라는 의미다. 가족들을 위해서 잡채를 만들었고, 모두 돌아왔을 때 맛있게 잡채를 먹었다. 장모님의 조언. 식용유가 조금 더 적게 들어가고, 참기름 향이 더 확 올라오면 좋다. 그래도 재료를 보고 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잘하는 거다! - 21:00 - 22:30 한나를 꼬득여서 베스킨을 시켰다. 소파에 누워서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했다. 베스킨을 먹으면서 오늘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한나가 이야기했다. 임신이 안 되서 시술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 옆 칸에서 있었다고. 그런 사람들이 참 많았고, 꽤 아파하는 것 같았다고. 그런 걸 보면 나는 아이가 어쨌든 있고, 제왕절개를 하면 나을 수 있는 건데. 더 감사하자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으니. 그래서 위안이 됐다고. - 08:20 - 12:00 주호랑 집에 있으면서 생각했다. 오늘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끝내야 한다고. 왜냐하면 하는 오늘 휴가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걸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는 집중을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병원을 힘들어도 가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귀찮기도 했지만, 이겨내자. 찬물 샤워를 하고, 긍정적인 생각들을 웜업했다. 주호가 기다려줬다. 주호 옷도 다 입히고, 자전거를 준비했다. 주호가 대변만 미리 봐준다면 하고 생각했는데, 우유를 먹고 주호가 대변도 봐줬다. 자전거를 타고 허준 이비인후과까지 가는 길. 주호가 신이 나보였다. 좋았다. 나오길 잘했다. 더운 건 나였다. 땀이 한껏 났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끝내고, 주호가 잠이 들었고, 집으로 데려왔다. 더 재우려 했지만 잠에서 깨버린 주호. - 12:00 - 14:00 주호 밥을 먹였다. 양치까지 다 시키고선 주호를 슬슬 재웠다. 잠이 든 주호. 고마워. 그러고선 나도 밥을 먹었다. 콩나물로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 맛있었다. 뭉쳐야 찬다도 봤다. - 14:00 - 16:00 주호가 오래 자주었다. 4시까지 자준 덕분에 나도 쉴 수 있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한나가 중간에 전화로 애기를 못 돌린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가장으로서의 무게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빠가 해낼게 주호야, 걱정마. 해낼 거야. 그리고 이제 일어나. 너무 많이 잤다. - 16:00 - 19:00 주호와 두시간을 같이 먼저 놀았다. 이번에도 뭔가 다른 걸 하면서 보고 싶었지만 그냥 주호와 놀아주기만 했다. 아무것도 다른 걸 하지 않았다. 시간은 느리게, 빠르게 흘렀다. 주호와 함께 샤워를 했다. 주호는 하루 종일 엄마를 찾지 않았다. 나와 있으면서 울지도 않았다. 아, 그래도 노시부를 해줬는데 그러면서 엉엉 울더라. 주호 밥을 먹이고, 주호를 재울 준비를 했다. 한나는 장모님과 ktx를 타고 출발해서 내려오고 있었다. - 06:00 - 07:30 주호 기상. 나도 늦게 일어났다. 아침에 그래도 밥을 만들어야지. 장모님께서 만드시려다가 내가 한다고 하니 쉽게 내주셨다. 나는 닭밥을 만들어줬다. 오랜만에 칼질이 낯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