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s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 단 하나의 일]
>규리 주호와 행복한 시간 보내기입니다.
### Summary Today
- 슬펐던 누나와의 술자리
- 한나가 조리원에 들어갔고 나는 집으로 와서 누나, 규리와 함께 주호를 돌보는 일상을 시작했다. 같이 배덕장도 가서 밥도 먹고, 밖에서 놀다가 여행 아닌 여행도 하고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누나와 저녁 자리를 했다. 누나는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다고 했다. 주택관리사를 따서 관리소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전에는 공공기관의 공무직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었다. 청소도 괜찮다고 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누나는 부산에 내려오기 전에 통장에 20만원 밖에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것도 너무 슬펐다. 나는 누나에게 부동산 지식을 공부해라, 그런 회사에서 차라리 경리를 하라는 조언을 했고 누나는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안정적인 거를 하고 싶다고.
- 그만큼 누나의 결혼생활이 불안정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펐고, 시안이와 규리가 슬펐다. 누나는 나와 자고 싶다는 규리를 나무랐고, 눈치를 보는 규리의 모습에서 안타까웠다.
### Routine Check
- [x] 하루 기록 점검하기
- [x] 빠진 하루 요약 체크하기
- [x] 목표 리뷰하기(옴니)
- [x] 최소 1개 영구노트 만들기
- [x] 다음날 Highlight 작성하기
### Permanent Note
### Day Records
- 06:00 - 08:00 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다. 전날 귀마개와 안대를 끼고 잤는데 그게 효과가 있었다. 내 코고는 소리를 들었을 옆 침대 산모에게 미안했다. 1층으로 가서 화장실에서 일을 봤다. 고요했다. 좋았다. 6시 45분 정도가 되어서 로비에 앉아서 옵시디안을 적기 시작했다. 밀fls 서머리가 많았다. 기록을 다 마무리하는데 거의 1시간은 걸렸다. 한나가 밥 먹을 시간이 됐고, 거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 08:00 - 09:00 한나의 아침밥. 얼마 먹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마저 다 먹었다. 거의 내가 또 다 먹었다. 옆 산모 이야기를 로비에서 한나가 해줬었는데, 돈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다고. 그래서 짠했다고. 남편은 일하러 가야 해서 갔다고. 우리는 그래도 수술 당일에 어떻게 1인실을 안 하지, 했는데 그게 이해가 됐다. 그래서, 밥 먹으면서 내가 산모한테 다 먹으면 내가 치워주겠다고 말했다. 다 먹고 뚜껑을 닫는 소리가 들려서 내가 치워줬다. 어제 많이 힘드셨죠. 그러고선 하난 진료 받으러 내려갔다.
- 09:00 - 10:00 용민이랑 진료. 중앙대인 것 같았다. 벽에 중앙대 워크숍을 올해 받았다는 수료증이 잇었다. 교회를 다닌다는 걸 알게 됐다. 한나는 주아가 주님의 아이라고 소개했다. 한나도 교회 이름이라고 소개했다. 용민이가 반가워하는 것 같았다. 폐경으로 가기엔 자궁이 너무 아깝다고, 셋째까지 가보시라고 말해서 당황했다. 나는 좋지만. 용민이랑 둘이 있을 때, 주말에도 나오시고 대단하세요, 라고 말했다. 용민이는 교수님께 배워서 그렇다고, 우리 교수님은 환자가 있으면 주말 상관없이 나와야 한다고 하셨다고. 그런데 교수님은 환자가 없어도 나오시더라 하면서 웃는데, 엄청 웃긴 이야기를 하고 주체 못하는 표정으로 웃어대서 살짝 당황했다. 무튼, 우리는 커피를 마시러 내려갔는데 20분이 걸린다고 했다. 커피는 포기하고, 한나랑 사이좋게 꽁냥꽁냥 돌아다녔다.
- 10:00 - 11:00 병실에서 이동. 조리원으로 올라갔다. 아주머니 한 분이 오셔서 짐을 모두 챙겨주셨고, 신발을 벗고 타는 엘레베이터를 탔다. 1년 전에도 그랬는데, 하면서 장면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랬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조리원에서 설명을 들었다. 지루했다. 템퍼에서 나는 잠깐 코를 골면서 잠을 잤다. 너무 달콤한 잠이었다. 이제 조리원에서 나는 완전히 나와서 주호를 돌보면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얼마나 고될까. 마지막 단잠이었을 거다.
- 11:00 - 12:00 집으로 이동. 주호가 반겨줬다. 주호가 내게 안겼고, LA에서 돌아왔을 때처럼 품으로 계속 파고드는 주호가 고마웠다. 너무 따뜻했다. 고마워 주호야, 사랑해. 우리는 나갈 준비를 했다. 한나가 말해준대로 옷을 입혔다. 다양한 조합, 그러나 조화로운 조합. 역시 한나의 안목이다. 나가기 바로 직전, 샤워까지 나는 재빠르게 했다. 찬물 샤워. 정신이 번쩍 들었다.
- 12:00 - 15:00 아구찜 먹으러 갔다가 문을 닫아서 당황했다. 배덕장으로 가야 했다. 규리를 꼬셨다. 거기서 미역국에 먹구, 우리 놀이터에서 놀고 들어가자. 누나의 설득에 규리가 오케이. 여기서도 나는 돈 걱정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보다 더 많은 걱정을 하고 있을 누나를 생각해, 전부 다 내가 낼 생각을 했다. 누나가 생선 뼈를 맛있게 발라 먹어서 놀랐다. 다들 가족도 내가 이런걸 잘 발라 먹으니, 이걸 좋아하는 줄 안다고. 그런데 그게 아닌데. 자기가 이걸 먹어야 가족들이 다른 걸 먹을 수 있어서 하는 건데 라고 했다. 집 놀이터에서 놀았다. 잠깐 나가서 걸을까 해서, 우리는 주호 자전거를 챙겨서 나갔다. 규리 손을 잡고, 주호 자전거를 밀면서 갔다. 나는 환경공단 쪽 공원을 가고 싶었는데, 입구를 찾지 못했다. 온천천에 있는 해수욕장까지 와버렸고, 누나의 몇번의 만류에도 나는 길이 있는 척 갔다가 결국 택시를 타고 집으로 복귀했다. 잊지 못할 여행이 되버렸다.
- 15:00 - 15:50 주호 손을 씻기고, 우유를 먹이고 재웠다. 금방 잠이 드는 주호였다.
- 15:50 - 17:00 주호가 잠이 들어서 나도 옆에 누워서 같이 잤다. 이제는 내가 이렇게 주호를 챙겨야 하니까. 누나는 규리와 밖에 있었다. 나는 자다가 중간에 깼고, 주호 얼굴을 한참을 바라봤다. 예뻤다. 뿌듯했다. 내가 이 아이의 아빠라니.
- 17:00 - 18:00 주호가 일어나서, 거실로 데리고 나와서 규리랑 놀았다. 주호 방에 볼풀장을 사이에 두고 규리랑 놀았다. 주호는 볼풀장을 오가며 놀았고, 규리와 나는 도마 미니어처를 탁구채처럼 써서 서로 공을 주고 받기를 했다. 12번, 13번 정도 성공. 규리가 너무 즐거워했다. 거실로 나와서 주호를 웃기려고 춤을 췄는데, 주호가 노래 나오는 버튼을 눌렀다가 꺼버리고, 다른 노래로 바꾸고, 그러는 반주에 맞춰서 규리와 춤을 줬다. 너무 웃겼고, 행복했다.
- 18:00 - 18:30 주호를 샤워시키면서 나도 씻었다. 주호가 오래 자주길, 빨리 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따뜻한 물에 길게 길게 샤워를 시켰다.
- 18:30 - 19:10 주호 밥 먹이기. 같이 먹으면 좋은데, 그러기엔 애매했다.
- 19:10 - 20:40 고기 구워먹으면서 누나랑 술자리를 시작했다. 주호가 자지 않았다. 간식을 엄청나게 줬다. 잘 먹는 주호. 소맥도 아니고, 맥주만 먹었다. 처음 4캔을 500cc 잔에 먹었는데, 금방 동이 났다. 19시 40분 쯤에 나타샤한테 전화가 왔다. 누나는 규리를 위해서, 내가 식탁에서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는 식탁에서 전화를 받았고, 규리에게 영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사실 내 영어가 엉망이었다. 너무 엉망이었다. 창피했다. 나타샤한테. 다음엔 더 잘할 거다. 열심히 연습하자. 중간에 맥주가 떨어져서 누나가 주호를 재우고, 나는 맥주를 사러 나갔다. 어머니랑 통화했다. 뭐 그렇게 돈을 쓰냐고 어머니가 그러셨다. 누나랑 나중에 돌아보면 오늘이 참 기억 날 것 같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누나가 주호를 아직도 재우고 있었고, 나는 내 방에서 규리랑 기다리며 옵시디안에 간단히 키워드를 입력했다.
- 20:40 - 23:20 누나와 술자리. 슬펐다. 주택관리사 자격증, 관리소장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누나. 안정적인 게 필요하다. 여기 오기 전에 걱정했다. 20만원 밖에 없었다. 거기서도 슬펐다. 누나, 그런 일을 하려면 부동산 회사에서 경리를 해라. 부동산 지식이라도 배워두면 좋지 않겠냐. 싫다. 나는 그런 일이 싫다. 안 하고 싶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하던 일, 익숙한 일을 하고 싶다. 누나는 아마도, 자아 기본값을 지키기 위해서 행동하는 것이다. 시안이에 대한 이야기. 아침에 능동적인 것부터 먼저 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취지로 시작한 대화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니 아들은 얼마나 잘하나 보자, 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졌고 불편. 남의 자식을 아예 건드리면 안 되겠구나. 모른 척 살아야 한다는 게 아쉽구나. 규리가 나랑 자고 싶다고 했더니, 누나가 규리를 나무랐다. 자려는 규리한테 너 나가서 자, 라면서 깨우는 모습에서 누나가 못되보이기도 했다. 경제적 스트레스. 그 스트레스를 견디면서 살고 있구나, 그래서 그 스트레스가 아이들에게도 가고 있고, 누나 자신에게도 가장 크게 안 좋게 작용하는 게 아닐까. 걱정됐다. 마지막은 매형 이야기였다. 누나가 실직을 하고 난 뒤에, 경제적으로 힘들자 누나가 하루는 술 먹고 늦게 일어나서 저녁에 매형은 먹겠다고 하지도 않은 생선구이를 내놓자 화가 났다고. 그래서, 누나한테 뭐라고 했고 누나는 김치찌개를 해서 줬는데, 너 하루종일 자빠져 있다가 이걸 밥이라고 내놓냐고 하는 식으로 싸움이 났고, 누나는 시안이와 규리가 보는 앞에서 다퉜다고. 2주를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던가. 두달이었던가. 슬프다. 누나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알 것만 같아서. 이 가족, 괜찮은 걸까. 누나와의 대화에서, 누나의 예민하고 날카롭고, 못난 대화들이 마음에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