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Today
- 초집중의 상태
- 부서 성과평가를 작성했다. 거의 하루 반 정도의 시간을 할애한 것 같다. 엄청난 집중상태를 유지해서 작성했는데,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정말 속이 울렁거리면서 토가 올라올 것 같았다.
- 성과평가를 다 쓰고 난 뒤에 몰입의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는데, 그때 나는 내가 쓴 이 보고서를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을 느꼈다. 누군가가 내게 정말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말해주길 바라고 있는 걸 캐치했다. 인정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이런식이라면 불편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잘 컨트롤 했다.
### Day Records
- 06:00 - 08:00 아침에 일어나서 기억이 정확히 나진 않는데 똑같은 일상이었을 것이다. 주호 밥을 먹이고 세수를 시키고 로션을 발라주고 회사로 나가는 준비를 하고 나는 또 찬물 샤워를 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계속해서 6시다 보니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전엔 공부라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 걸 하지 못한다. 게을러졌다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뭐 바꿀 수 있어야 할텐데.
- 08:00 - 11:30 출근하자마자 나는 옵시디안을 열었다. 데일리 써머리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길게 쓰지 않더라도 데일리 써머리를 전부 써야 했다. 주아가 태어났을 때 정신이 없었는데 그때 데일리 써머리들이 전부 밀려 있었다. 나는 빠르게 데일리 써머리를 작성하고 다소 분주해진 정신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부서 성과평가를 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컴퓨터의 한쪽 모니터 화면을 부서 성과평가만 집중하자라고 쓴 글귀를 띄웠다. 그리고 컴퓨터 한 대만 가지고 모니터 하나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집중을 해서 다시 처음부터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꽤나 집중력이 높았던 것 같다. 10시가 넘어서 인국 선배가 왔고 11시가 조금 넘었을 때 인국 선배한테 이걸 보여줘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빠르게 피드백을 받고 다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인국 선배랑 오후에 다시 이야기로 하기로 했다.
- 11:30 - 14:00 서선주, 주현승선배 점심을 같이 먹었다. 원래는 선주랑 먹으면서 연구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는데 선주가 현승선배를 같이 가면 좋겠다고 말해서 이렇게 셋이 먹는 조합이 됐다. 우리는 광안리에 있는 나사리 식당으로 갔다. 가면서 현승선배는 계속 통화를 했고 선주랑 대화를 하면서 갔다. 거의 나는 농담을 했다. 현승선배 좀 내리라고 해줄래? 이런 농담. 도착해서도 선주는 무슨 가수의 내한 공연 티켓팅을 12시에 해야 한다고 했다. 대기자만 2만 명이 넘었다. 이런 거에서 나는 선주가 조금 정신없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밥을 먹으면서 창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너무 추웠고 그래도 음식은 괜찮았다. 현승선배는 동준선배 이야기를 하면서 흥분을 했고 노주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 선주에겐 공격적으로 쏘였을 것 같았다. 선배 우리 그런 얘기 하지 말고 이제 밥 먹어요 라고 말을 하며 끊으려고 했지만 화제가 잘 돌아가진 않았던 것 같다. 현승선배가 점심을 샀다.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했다. 콩커피를 갔다. 거기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선주의 대학원 계획에 대한 이야기 어떤 것을 공부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고 싶은 것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하고 싶고 조금 더 실용적인 분야에서 접근하고 싶다는 것 인문학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강점으로 살리면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얹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콩커피는 내가 계산했다. 인국선배가 점심 이후에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얼른 출발해서 왔다. 사무실에 와서 인국선배에게 부서 성과평가 피드백을 들었다. 일부 수정과 보안의 얘기를 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일단 분량이 많아서 좋다고 했다.
- 14:00 - 17:00 부서성과평가를 작성했다. 정말 엄청난 집중을 해서 작성을 했다. 원래 이 정도까지 하려고 생각했던 건 아닌데 막상 쓰다 보니 더 잘 쓰고 싶어졌고 자료들을 더 찾아서 논리에 맞게 그리고 이미지나 사진 같은 것들을 좀 넣어가면서 풍부해 보이게 작성하게 됐다. 인국선배가 혼자 썼어야 했을 부분인데 그래도 이렇게 도움을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부서 성과평가를 임국선배한테 전달해주고 임국선배가 바로 열어보고 나를 칭찬해주는 그런 상황을 떠올렸다. 인정받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그런 인정을 바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부담일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전달해주고 설명만 하고 끝이 났다. 여기서는 두 가지가 있는데 내가 정말 집중하면 잘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는 인정을 바란다는 것 이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 17:00 - 19:00 집에 왔을 때 주호는 너무 졸려하고 있었다. 바로 재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주호를 바로 밥을 먹이고 씻겼다. 그리고선 방으로 데려가서 재웠다. 주호는 많이 졸렸는지 금방 잠이 들었다. 주호를 재우면서 파파존스 피자를 시켰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렸... 조금 기다렸더니 피자가 왔다.
- 19:00 - 21:00 빠른 퇴근을 했다. 주호가 일찍 잤기 때문에 우리는 맛있는 피자를 시켜 먹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파파존스를 시켰다. 신한카드 포인트를 쓸 수 있어서 공짜로 먹었다. 배달비 3000원만 냈다. 피자는 처음엔 맛있었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입에 물렸다. 피자를 먹으면서 보통의 가족이라는 영화를 봤다. 장동건, 설경구, 김희영, 김희애가 나오는 영화였는데 자식이 범죄를 저지르었을 때 그것을 부모가 어떻게 해야 될지 자식을 신고해야 할지에 대한 윤리적인 딜레마를 다룬 영화였다. 한나랑 재밌게 봤다. 우리 주호랑 주아가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될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9시쯤 되었을 때 한나가 너무 졸려했고 나도 졸렸고 그럼에도 한나는 마지막까지 정리를 다 해주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부터 나는 주아를 재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