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Today - 주호에게 미안한 하루 - 아침부터 주호랑 어떤 걸 하면서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면 좋을지 생각했다. 하지만 일요일이었던 이 날, 나는 이룬 게 하나도 없다. 그저 된장찌개를 했을 뿐이고, 한나를 대신해 주아까지 케어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고, 점심을 먹고 나서 주호를 데리고 나갈 수 있었는데도 주아를 안고 잠이 들었을 뿐이다. - 1시부터 6시까지 나갔다 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3시 정도가 될 무렵, 어차피 나가면 한시간 뿐인데, 라는 합리화가 시작되면서 결국 포기했다. 주호한테 미안한 건, 하루 종일 똑같은 공간에서 성장도 없이 시간을 보내게 만든 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 때문이다. - 반성을 하자면, 다음부터는 아침에 바로 일어나서 샤워부터 하고 주호와 주아를 케어할 마음을 하자. 씻고 나갈 준비가 이미 되어 있는 상태여야, 주호를 데리고 나갈 수 있다. 또 집에서 보낸 하루는 그저 변화가 없는 하루, 삭제되는 하루라는 것을 기억하자. ### Day Records - 07:00 - 08:00 새벽에 주호가 일어날려고 했다. 꽤 이른 시간이었다. 그때 주호와 함께 일어났다면 아마 하루가 꼬였을 것 같다. 나는 주호를 눕혀서 재웠다. 내 오른팔로 주호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누른 채 주호가 우는 것을 견디면서 잠을 잤다. 그렇게 주호도 1시간 반 가까이 더 잤다. 우리가 7시에 일어나서 나왔고, 그때는 주호도 일어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나와서 한나에게 잘 잤는지 물었다. 한나는 이번에도 잘 자지 못했다고 했다. 왜 잘 자지 못할까? 안타까웠다. 한나가 잘 자지 못하면 모두가 다 예민해질 수 있다. 그래서 한나가 잘 잤으면 좋겠는데, 아쉽다. 한나가 청소를 했던 것 같고, 나는 그때 주화를 봤던 것 같기도 하고. - 10:15 - 11:00 주호를 내가 재웠고, 주호를 재우고 나선 주화까지도 내가 케어를 했다. 그게 은근히 한나한테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 11:00 - 14:00 나는 된장찌개를 끓였다. 점심을 시켜먹고 싶지 않았다. 된장찌개를 먹고 싶었다. 그러면서 주호밥도 된장찌개로 만든 이유식을 했다. 그 과정에서 주호도 일어나고, 주화도 울고, 한나가 굉장히 정신없는 시간이 찾아왔다. 미안했지만 얼른 빨리 끝내야 했다. 한나는 나보고 먼저 밥을 먹으라고 했다. 나는 주호 밥을 먹이면서 내 밥도 같이 먹었다. 그러다 주호가 잠들고, 한나도 같이 밥을 먹었다. 한나는 된장찌개가 먹고 싶지 않았다. 탕수육이 먹고 싶다고 어제부터 말을 했는데, 사실 탕수육 맛있는데를 알지도 못할 뿐더러, 짬뽕이나 짜장면을 먹기 싫은 것도 있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나서 씬 그대로 오니 설거지 할게 한가득이었다. 그래도 주문해서 시켜먹어도 돈 쓰고 시간도 걸리는데 그럴 바에 이렇게 하는게 훨씬 더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 14:00 - 17:30 정말 반성할 수밖에 없는 하루다. 아마 내가 체력이 없기 때문일 것 같은데, 주호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밖에 나가지 못했다. 아니 밖에 나가지 않았다. 내가 더 극복을 했었어야 했다. 졸렸다. 주호와 밥을 먹이면서 나도 졸았다. 주호를 안고 한 2-30분 정도 잤는데, 그때 그렇게 꿀잠이었다. 그러고선 주호와 방에서 놀아줬다. 거의 2시간 가까이를 놀았던 것 같은데, 1시간 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었다. 주호 방에서 놀아주면서도 주호한테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게 참 미안하다. 주호가 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이 시간에 조금 더 시간이 빨리 가는 느낌으로 주호랑 시간을 보내려면 책을 듣던지 유튜브를 듣던지 클래스 101을 들어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다. 나는 온전히 아이를 보는 것은 지루하게 느껴지나 보다. 그래도 오늘 주호가 레고 박스에 모양에 맞춰서 넣는 것을 생각보다 잘했다. 어제보다 실력이 더 늘어난 것을 보고, 주호의 내가 더 발달했구나 라고 느꼈다. 그런 주호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음에도, 그것이 기쁨에도, 나는 이 시간을 나를 위해서도 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딜레마일까? - 17:30 - 18:30 주호를 씻겼다. 그러면서 나도 같이 씻었다. 개운했다. 그러고 나와서 주호를 밥을 먹였다. 한나랑 교대를 했다. 나는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도 한나가 쿠팡으로 시키겠다고 했다. 나는 우는 주호를 달랬다. - 18:30 - 19:00 주호를 재웠다. 오늘의 주호를 누워서 바로 재웠는데, 움직이고 싶어하는 주호를 힘으로 살짝 눌러서 자기 만들었다. 일어날려고 몇 번이고 저항을 했고, 그게 뜻대로 되지 않자 주호는 울었다. 결국 울다 잠이 들었다. 그래도 금방 잠이 든 셈인데, 이렇게 해야 주호가 침대에 눕고 베개를 베고 이불을 덮으면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될 거다. 최근에 들었던 뇌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 그것을 적용해서 주호의 수면 교육을 하고 있다. - 19:00 - 22:00 저녁은 닭쌈을 먹었다. 주아가 항상 이 시간에는 울어버린다. 그래서 한나가 쌈을 싸서 내게 먹여줬다. 나는 주아를 안고 달랬다. 그렇게 식사를 어느 정도 하고 나서 주아 분유를 먹이고, 울음을 잠재웠다. 한나는 내 휴대폰으로 주문할 것들을 찾고 있었다. 베스킨라빈스를 시켰다. 곧 뭉쳐야 찬다도 볼 예정이었기 때문에 너무 먹고 싶었다. 거의 이렇게 하나로 신호가 묶여 있다. 도판민을 만드는 세트다. 한나는 9시 30분 정도에 자러 갔다. 나는 조금 눈을 붙이려다가 결국 뭉쳐야 찬다까지 다 보게 됐다. 다음 주에는 게바라가 활용하는 장면이 더 나오는 것 같은데, 좀 기대가 된다.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