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Today
-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
- 아이를 돌보는 일상에 쫓기다 보니 내 의지로 무언가를 해내는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뒷걸음질 치지 말고 뒤로 돌아서 달리자는 군대 시절의 교훈을 떠올리며, 오늘은 내 의지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 새벽에 일어나 시금치 무침도 만들고, 주호 밥도 챙기고, 운동도 했다. 내가 먼저 움직이니 하루가 달라졌다.
- 운동의 즐거움을 다시 찾다
- 앞꿈치로만 뛰어보니 5분 초반대의 기록이 나왔다. 이 페이스로 꾸준히 하면 10km를 50분 초반, 나아가 40분 후반에 들어올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 503호 학생을 보며 처음으로 젊음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변화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 주호의 사회성 걱정
- 키즈카페에서 또래 친구들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친구들이 피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주호에게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 Day Records
- 04:00 - 06:00 한나랑 새벽 2시에 교대를 하고 나와서 잠깐 잠을 잤다. 거의 뭐 그대로 이어서 자는 거여서 편하게 잘 수 있었다. 주아가 4시 무렵에 일어났고 밥을 먹이면서 영화를 마주 봤다. 그러고 나서 생각이 들었던 거는 내가 지금 어쩌면 도파민에 쩔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뭔가 꾸준함과 인내력이 없는 느낌 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아이를 돌보는 일상에 쫓겨서 살고 있다 보니 내 의지로 무언가를 더 해내는 그런 것들이 없는 것 같다. 그런게 좀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은 내 의지대로 한번 살아보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그게 뭐 거창한 건 아니고 끌려 다니기 전에 내가 먼저 가는 거다 하는 거다. 군대에 있을 때 뒷걸음질 치지 말고 뒤로 돌아서 달리라고 했다. 그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오늘은 그런 하루를 보내보려고 한다. 뒷걸음질 치지 않고 오늘을 기억할 수 있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하루. 너무 좋을 것 같다. 이번에 일어날 땐 적극적으로 일어나자는 게 내 목표였다. 왜냐하면 그 전날 주호가 일어난 것에 끌려서 일어나듯 하루를 시작하는 게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더 적극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 아니 먼저 일어나서 주호를 반겨주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주아 수유를 하고 잠을 잘까 했는데 그냥 그대로 기상하기로. 그래도 6시간은 잔 거니까.
- 06:00 - 07:00 한나가 더 자도록 해놓고, 나는 주아를 안고 아기 뒤로 안고 주호까지 돌아보면서 시금치 무침을 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했다. 한 번에 내가 실수로 주호가 먹을 시금치 무침에 마늘과 대파를 썰어 넣는 바람에 다시 하게 됐다. 주호 아침밥을 먹었어 먹였다. 전날 끓여놓은 미역국과 그리고 방금 만든 시금치 무침을 해서 먹였다. 설거지까지 다 했고, 똥을 두 번이나 갈았다. 그러면서 영어 듣기도 했다.
- 07:00 - 08:00 입티형을 거의 세 번 연속 들었는데 좋은 표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확실한 건 청크로 외워야 된다. 주아 밥을 먹였다. 아직 한나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호가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도 있었다. 주호는 자기 방에서 놀기도 하고 거실로 나와서 놀기도 하고 잘 도와줬다. 덕분에 주아를 밥을 잘 먹일 수 있었다.
- 08:00 - 09:00 한나가 일어났다. 한나가 집안 정리를 하는 동안 나도 주아를 돌보면서 레코드 기능을 찾아봤다. 13만 원 가까이 내는 거는 너무 비싸다. 네이버 클로바까지 한번 확인을 해봤다. 여튼 녹음을 하고 그거를 전사로 남길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 그런 기록이라면은 얼마든지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으니까.
- 09:00 - 10:00 한나가 장을 보고 왔다. 오늘은 목요일이어서 아파트 단지에 장이 들어섰다. 야채를 사 왔다. 과일도 딸기를 사 왔다. 거의 5만 원을 썼다. 그러고 나서 나는 유튜브를 잠깐 보면서 주호를 재웠다. 유튜브에서는 메이크라는 웹사이트에서 AI를 활용한 자동화를 하는 그런 방법들이 있었다. 나도 해보고 싶었다. 지금 하는 녹음들이 자동으로 oct 안에 저장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 10:00 - 11:00 오늘은 어제 다짐했던 대로 운동을 했다. 주호를 재워놓고 나와서 30분만 달리려고 했다. 오늘 운동은 정말 너무도 좋은 경험이었다. 앞꿈치로만 뛰었다. 그렇게 해서 5분 초반대의 기록이 나오는 페이스가 어떤 속도인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살이 빠지고 매일 이걸 할 수 있으면, 그리고 이렇게 뛰는 거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나는 10kg를 50분 초반 나아가서 40분 후반에 들어올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연습을 계속해서 하자.
- 11:00 - 12:00 점심을 만들었다. 메추리알이 있었기 때문에 매추리알 간장조림도 만들었다. 꽤 간단했다. 한나는 돈가스를 사러 잠깐 나갔다. 점심이 꽤 흡족했다. 한나랑 대화를 했는데 한나가 무슨 카페에서 옷을 사면서 누구랑 대화를 시작했는데 어제 새벽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너무 재밌다고.
- 12:00 - 14:00 점심 식사를 했다. 내가 만든 밑반찬이 두 개나 올라와 있었다. 뿌듯했다. 한나는 옥수수도 먹었다. 그러고 나선 한나 아까 이야기를 했었고 주아 밥을 먹였다. 주아 밥을 먹이는 동안에 순간 식곤증이 왔다. 식곤증을 이겨내면서 주아랑 주호랑 놀아줬다. 그러고 나선 나갈 준비를 했다. 서두르진 않았지만 오전 운동의 여파인지 조금 힘들었다.
- 14:00 - 16:00 홈플러스에 있는 키즈카페를 갔다. 이틀 만에 또 갔다. 주호를 안고 갔는데 주호가 내리자마자 엄청 신나했다. 주호 또래의 친구들이 한두 명밖에 없었는데, 주호는 그 친구들을 보면 다가섰다. 만져보고 인사도 하고 같이 놀고 싶은데 그 친구들이 피했다. 친구가 없다. 그래서 외로워 보였다. 주호에게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16:00 - 19:00 집으로 와서 짐 정리를 했다. 그러고선 바로 좋은 저녁을 만들었다. 볶음밥을 만들었다. 계란국도 만들었다. 주호는 잘 먹다가 배가 불렀는지 그만 먹었다. 바로 씻기고 조금 있다가 재웠다. 오늘은 정말 빠르게 6회를 할 수 있었다.
- 19:00 - 21:00 저녁 식사를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밖에서 닭강정을 사 오기로 했다. 나는 나가서 15분 정도를 기다려서 닭강정을 사가지고 돌아오는데 엘리베이터에서 503호에 사는 것 같은 남학생을 발견했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학생이 꽤 잘생겼다. 처음으로 젊음이 부럽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봤는데 나는 뚱뚱하고 턱살도 겹쳐 있었다. 못나 보였다. 한나랑 밥을 먹으면서 내일부턴 어떡할까 식사를 어떻게 할까, 식단 어떻게 할까 이야기하다가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끝냈다. 아쉬웠다. 한나는 오늘 10시에 쇼핑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아니 오늘도 내가 먼저 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