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Today
- 주호의 이마 부상
- 새벽 4시부터 주호를 돌보다가 잠깐의 실수로 주호가 이마를 부딪혔다. 프랑켄슈타인처럼 이마에 일자 상처가 생겼고, 내 부주의로 인한 일이라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이를 돌볼 때는 절대 한 순간도 집중을 놓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 오은영 박사의 책을 통한 깨달음
- 주아를 달래며 오은영 박사의 책을 들었다. '욱'하는 감정에 대한 통찰이 인상적이었다. 부모의 감정 조절이 아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이를 한나와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혼자서의 육아 도전
- 한나가 외출한 동안 주호와 주아를 혼자 돌보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주아 밥 먹이는 동안 주호가 울며 안아달라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결국 리클라이너에서 주호가 잠이 들었고, 이런 상황을 통해 육아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 Day Records
- 04:00 - 07:00 주호가 정말 일찍 일어났고 게다가 한나도 너무 힘들어 했다. 그래서 교대를 새벽 4시에 하려고 나왔다. 이 시간부터 아이를 보는 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이게 재밌는 게 주호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정신이 산만하지가 않다. 뭔가 하나에 집중하려는 그 느낌이 보인다. 물론 주의가 전환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하나에 집중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서 이때 아이들을 돌보는 건 그렇게 힘들지 않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엔 내가 너무 피곤하고 너무 졸렸다. 그전 날 먹은 수육 때문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졸려서 커피도 2번이나 마시고 물도 계속 마셨는데도 나아지질 않았다. 정말 정말 힘든 아침이었다.
- 07:00 - 09:00 급기야 아침에 주호가 다치는 바람에 한나가 일어나서 나왔다. 잠깐 눈을 판 사이에 주호가 탈 곳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를, 이마를 책상에 부딪혔다. 이마에 일자로 줄이 그어졌다. 프랑켄슈타인 같은 모습이었다. 주호는 울었고 나는 마음이 아팠다. 주호를 안고 있는데 한나가 나왔다. 정말 속상했다. 내가 조금만 더 집중했더라면 주호가 이렇게 다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너무너무 미안했다. 영상을 돌려서 다시 봐도 내가 그때 핸드폰을 잠깐 보지 않았더라면 주호가 다치지 않았을 거라는 게 확실했다. 그렇게 조금은 우울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미안하다 주호야.
- 09:00 - 13:00 주호가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졸려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주호를 빨리 재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호를 재워놓고 난 뒤에 한나는 샤워를 하겠다고 했다. 나도 그때 같이 자고 싶었는데 한나에게 양보를 해야 했다. 주아를 거실에서 돌보는데 주아의 울음이 그치질 않았다. 그때 나는 이북이라도 듣고 싶어서 오은영 박사의 책을 사서 틀려고 하는데, 시리의 음성이 너무 기본 음성이다 보니 듣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다. 그래서 프리미엄 모델로 음성을 바꾸려고 했는데 그걸 교보문고와 연동해서 뜨는 방법을 찾다가 실패했다. 그런 사이 주아는 울고 팔은 아프고 너무 힘들고 욱하는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주아를 아기띠에 안치고서 진정이 됐다. 오은영 박사의 책은 정말 좋았다. 욱하는 부모, 욱하는 아이들, 욱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들. 욱하는 감정 자체를 기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 감정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미숙한 감정을 마치 기본적인 성향인 듯이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거였다. 앞으로도 절대로 욱해선 안 된다고 했다. 부모 사이에서도 욱해서는 안 된다고 그걸 아이가 배운다고 했다. 아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욱하는 감정을 드러낸 걸 사용하게 된다고 했다. 또 부모가 욱하면서 소리 지를 때 아이는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들이 마음에 굉장히 와 닿았다. 너무 좋은 책이어서 집에 사놓고 한나도 봤으면 좋겠는데 또 강요한다고 하겠지? 어쨌든 자연스럽게 같이 들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될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나는 주아를 안은 채로 오은영 박사의 책을 들으면서 메추리알 장조림을 했고 김치찌개를 끓였다. 점심을 한나랑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한나는 먹지 않겠다고 해서 나 혼자 맛있게 먹었다. 그러고 나서 주호가 일어났고 주호 밥을 맛있게 먹였다.
- 13:00 - 15:00 한나가 나갔고 나는 그때부터 주호, 주아를 혼자서 돌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수월한 것 같았다. 주아를 내가 아기띠로 안고 있으면 울지 않으니까 괜찮은 것 같았는데, 주아 밥을 먹이기 시작하면서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주아가 밥을 먹는 동안 주호는 너무 심심했는지 내게 안아달라고 와서 울었고 난 안아주질 못했다. 주호는 그렇게 십 분 넘게 울었던 것 같다. 결국 내가 리클라이너 위로 같이 올려줬는데 거기서 주호가 나에게 안겨서 잠을 잤다. 그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어쨌든 너무 힘들었고 한나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것도 못 버티면 내가 무슨 육아를 할까,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 15:00 - 17:00 한나의 속눈썹 파마가 끝난 시간이고, 그래서 한나가 집으로 오고 있었고 주호와 주아를 돌보면서 진이 빠지기 시작했다. 당도 여러 번 떨어졌던 것 같다. 한나가 왔을 때 춘천에서 사귄 군인 친구가 보내준 과자를 가지고 들어왔다. 칸쵸가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마음을 써준다는 게 참 대단한 일인 것 같다. 나중에 춘천 마라톤 때 정말 같이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려면 나도 몸관리를 정말 잘 하고 싶다. 지금은 살이 너무 쪄있는데 이 살도 다 하나하나 빼나가고 싶다.
- 17:00 - 19:00 언제나처럼 주호를 씻기고 밥을 먹이고 주호를 씻기면서 나도 같이 샤워했는데 그러면서 영어 공부를 했다. EBS 라디오를 들었는데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어쩔 때는 정말 쉽다는 생각도 드는데 나는 이런 쉬운 과정도 없이 영어 영문학을 전공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주호를 씻고 밥을 먹이는데 주호가 졸려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얼른 재워야 할 것 같았다. 주호를 재우다가 나도 잠이 들어버렸고 음식이 도착했다고 한나가 깨워서 밖에 나오게 됐다.
- 19:00 - 20:00 한나랑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 치킨을 먹었다. 마그마 소스가 너무 매웠다. 그걸 먹으면서 오징어게임2를 조금 봤다. 출연진이 상당히 빵빵하다 보니 꽤 재밌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건 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것. 그런 정체성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생각했다.
- 20:00 - 21:00 영상 편집 마무리. 주호가 산책 나갔던 것과 로션 발라달라고 아침부터 로션 가져왔던 걸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11월 사진들도 가장 좋았던 사진들을 골라서 정리를 할 수 있었다. 확실히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이 시스템은 중복은 있지만 굉장히 좋은 시스템인 것 같다. 계속해서 데이터를 쌓고 싶고 주호의 기록, 주아의 기록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