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Today - 아픈 아이들과의 하루 - 주호와 주아가 모두 감기에 걸렸다. 주호는 콧물과 기침이 심했고, 주아도 가래가 섞인 기침을 시작했다. 아침부터 전쟁 같은 하루였지만, 한나와 함께 아이들을 돌보며 이겨냈다. - 병원에서 주호는 수액 대신 약만 처방받았고, 주아는 열과 기침이 심해지면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되는 하루였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잘 버텨냈다. - 하기 싫은 일에 도전하는 하루 - 배달음식 대신 직접 요리를 하고, 저녁에는 책상 분해라는 귀찮은 일도 해냈다. 하기 싫은 일을 하나씩 해내면서 삶의 의지를 키우는 시간이었다. -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혈당 관리도 잘했다. 작은 성공들이 모여 뿌듯한 하루가 되었다. ### Permanent Note -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상태는 위험하다]] ### Day Records - 05:00 - 07:00 주호의 기상과 함께 나왔다. 주호가 콧물을 너무 많이 흘린다. 기침도 많이 하고 밥도 잘 안 먹는다. 약도 다 먹이지 못했다. 이렇게 실패해보는 건 또 처음이다. 게다가, 더 걱정인 건 주아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기침 속에서 가래 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렸다. 큰일이다. 지금 두 아이가 모두 감기에 걸린 게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침부터 정말 전쟁통이다. 한나도 깨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한나는 자야 한다. 그래야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다. 조금은 힘들어도 두 아이를 일단 물리적으로 내가 전부 다 깨야 할 거다. 할 수 있다. 오늘 아침부터 병원을 다녀올 생각이다. - 07:00 - 09:00 주호랑 주아가 너무 울어댔다. 그래서 한나가 자고 있다가 나왔다. 주아를 보고 주호를 안아줬다. 그때 나는 주아 감기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다. 기침 소리가 이상하다. 그래서 병원 예약이 됐는데 한나가 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난 괜히 기분 나빠서 "그런 식으로 말하냐"고 따졌다. 그렇게 아침부터 우린 서로 기분이 좋지 않은 하루를 시작했다. 주호 병원 예약을 해왔기 때문에 한나는 보고 더 잘하고 있었다. 만나는 방에 들어가서 씻고 나갔다. 하루를 시작하려는 모양이었다. 피곤할 텐데 주호 병원 예약에 한나가 성공했다. 10시 정도에 가면 될 것 같았다. - 09:00 - 11:00 나는 찬물로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그 사이 한나가 가방을 전부 다 싸줬다. 주아가 잠을 자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밖에 나와서 옷을 다 입은 주호를 안고 병원으로 향했다. 갈 때 몇 가지 마음에 염두에 둔 것이 있었다. 먼저 주호 수액을 맞추자. 그리고 두 번째는 주아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만약에 독감이라면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 의사한테 물어보자. 병원에서는 너무 간단하게 끝나버렸다. 주호는 더 이상 수액을 맞지 않아도 됐고 약을 조금 바꿔서 5일 치 처방을 받았다. 주아는 열이 나고 기침이 심해지면 병원의 진찰을 보러 오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 외에는 당장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그렇게 쉽게 병원 방문이 끝났다. - 11:00 - 14:00 주아가 너무 피곤해 보였다. 밥을 먹여야 했기 때문에 나는 얼른 주호 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야채를 너무 안 먹는 거 같아서 브로콜리, 양파, 당근 같은 것들을 넣고 죽을 끓였다. 그러나 주호는 힘들었는지 전혀 먹지 않았다. 한나가 달래면서 다섯 숟가락 먹였고 약을 끝까지 먹였다. 그러고선 주호를 재웠는데 정말 1-2분 안에 잠이 들어버린 것 같다. 얼마나 피곤하고 힘들었을까. 그러고 나서 밖에 나와 주아에게 분유를 먹이고 나는 우리의 점심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의 점심 메뉴는 떡국이었다. 사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까 싶었지만 그렇게 돈을 쓰고 싶진 않았다. 떡국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떡국을 제안했는데 한나도 좋다고 했다. 그래서 재빠르게 떡국을 만들기 시작했다. 맛있었다. 대성공이었다. 기분이 서로 좋아져서 나는 설거지까지 마무리했다. 그 사이 잠들었던 주호가 잠깐 깼지만 한나가 다시 침대로 데려가서 주호를 재웠다. 아마도 한나도 피곤해서 조금 같이 잔 모양인 것 같다. - 14:00 - 15:30 나는 거실에서 주아를 돌봤다. 한나는 계속 누워있었다. 느긋한 좋음이었다. 한나가 밖으로 나갔고 나는 너무 갑작스럽게 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나와 교대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서 주호 옆에서 잠을 잤다. 주호가 금방 일어나 버렸기 때문에 좀 아쉬웠다. 더 자고 싶었다. 그때 혈당을 쟀는데 130 정도였다. 혈당이 왜 올라갔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어쨌든 너무나도 짧은 낮잠이었다. - 15:30 - 17:00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왔다. 아이들을 따라다니면서 놀아주다가 주아부터 씻겼다. 어차피 주아의 옷이 우유에 젖어 있었다. 뭔가 흘렸기 때문이다. 주아를 깨끗하게 씻기고 5분 뒤 주호도 씻겼다. 주호를 씻기면서 나도 같이 씻었다. 늘 그런 패턴이지만 4시쯤에 하는 이 샤워가 하루를 거의 마무리 짓는 느낌이라서 좋다. - 17:00 - 19:00 주호랑 도미노를 가지고 같이 놀아주다가 밥을 먹였다. 점심에 만들어 놓은 밥을 먹였는데 다섯 숟가락을 맛있게 먹더니 그 이후로는 먹지 않았다. 울기 시작했다. 너무 힘들었다. 한나랑 교대를 하자고 했다. 인내심이 살짝 버거웠다. 한나는 주호를 조금 놀아주다가 약을 먹이고 끝을 냈다. 그리고 한나는 주호를 재우고 나는 주아를 재웠다. 한나가 주호를 재우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침대에 눕혔는데 주호가 일어나는 바람에 한나도 방에서 오랜 시간 같이 있었다. 나는 주아를 눕혀놓고 요리를 하려다가 주아가 잠이 들지 않아서 요리를 할 수가 없었다. 그 상태로 다시 주아를 안고 누워있으면서 소파에 앉아 생각했다. "좀 천천히 하면 어때. 어차피 스트레스 안 받고 천천히 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 한나가 나오면 식사 준비를 하자고 생각했다. - 19:00 - 22:00 불고기를 볶아 먹었다. 사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뻔도 했는데 한나가 뭘 먹을지를 못 정하는 상태였다.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걸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야채를 잔뜩 넣고 불고기를 만들었다. 그 사이 한나는 내가 만드는 것을 보면서 "뭘 도와줄까?"라고 물었다.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나한테 말해봐라고 말했다. 한나는 맥주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요리를 다 해놓고 무알콜 맥주를 사왔다. 귤도 사왔다. 결국 같이 불고기를 쌈에 싸서 먹었다. 나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저녁으로 탄수화물을 먹지 않았다. 그랬더니 먹고 나서 혈당이 올라가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원래라면 이대로 넷플릭스를 보다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었겠지만 나는 이겨내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삶의 의지가 더 강해진다. 그래서 나는 설거지를 끝내고 책상 분해를 시작했다. 책상 두 개를 나눔하기로 했는데 그걸 분해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일이었다. 사실 안 하고 쉬고 싶었지만 그걸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에도 계속 생각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물론 중간에 힘들기도 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분해를 마친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매일매일 나는 하기 싫은 일을 하나씩 도전하는 그런 하루를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