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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0 - 07:00 한나가 말했다, "여보, 주호 일어났어." 밖에 나서 부끄러워할 만한 순간 화가 났다. 방금 전 새벽까지 수유를 하고 잠깐 자고 있었다.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걷어찼고 한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투리로 무언가를 시작했다. 나는 한나에게 배려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주호는 보통 여섯 시 정도에 일어나야 하는데, 이 시간에 주호가 깨어버리면 나는 새벽 세 시부터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다섯 시간을 자고 하루를 시작하는 건 너무 힘들다. 그래서 한나에게 화가 났다. 한나는 핸드폰을 던졌고 그것도 침대에 던져서 웃기긴 했지만 소리를 지르며, "어쩌란 말이야!"라는 말을 했다. 불에 데인 사람처럼 어쩔 줄 몰라했다. 아침부터 이게 맞는 걸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장모님께도 죄송했다. 우리의 다툼을 모두 듣고 있던 장모님께서 나오셨다. 장모님이 나오자마자 나는 소파에 앉아 있다가 "장모님, 죄송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장모님께서 안방으로 돌아가셨을 때 한나는 더 크게 울었고, 한나의 등을 토닥이는 소리가 들렸다. 주호 밥을 먹였고 나는 주호를 앉혀놓고 샤워를 했다. 찬물로 샤워를 하면서 정신이 들었다. 그 전까지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러나 샤워를 하고 난 뒤 내가 가야 하는 길이 명확히 보였다. 사과였다. 한나는 장모님과 함께 방에 있었고 나는 주호를 내려놓고 옷을 다 입고선 방으로 들어갔다. 장모님도 계셨지만 나는 한나에게 말했다. "넌 잘못한 거 없어. 내가 예민했어. 미안해."라고 말했다. 그렇게 화해를 했다. 장모님 앞에서 화해를 했다는 게 난 중요했다. 비록 우리가 싸울 수는 있어도 이렇게 화해를 할 수 있다는 건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고 여전히 신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결혼생활은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 싸움에서 나는 건강하게 먹지 않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널 만나기 전에 난 건강하게 먹었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화해 이후에 서로 아까 싸우면서 했던 행동들을 가지고 놀렸다. 장모님은, "둘이 동갑이니까 그러는 거구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됐다.
- 07:00 - 09:00 집안 정리를 하고 청소를 했다. 명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감정의 골이 사라진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 09:00 - 13:00 장모님과 한나가 사우나에 갔다. 사우나에 갔다가 고기까지 사오기로 했다. 주호는 거실에서 자고 있었고 나는 주호를 재울 수 있었다. 주호도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서 피곤해졌던 것 같다. 그러고선 나도 주호 옆에서 잠을 잤다. 한 시간은 넘게 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그렇게 자고 나니 조금 기운이 도는 것 같았다. 주호가 일어났다. 주호를 데리고 나와서 노래를 부르며 놀았다. 밥 때가 되었고 주아부터 밥을 먹였다. 11시였다. 그러고선 주호 밥을 먹였다. 장모님과 한나가 소고기를 사서 오셨다. 너무 맛있어 보였다. 하지만 과식을 하지 않으려고 달걀도 먹고 배를 이미 조금 허기를 달래 놓은 상태였다.
- 13:00 - 14:00 밥을 진짜 맛있게 먹었다. 허기를 달랬는데도 불구하고 고기를 정말 많이 먹었다. 샐러드도 먹고 상추에 싸서 고기도 먹고 된장찌개에 밥까지 다 먹었다. 밥은 3숟갈 정도를 먹었다. 한나와 장모님은 기분이 좋아 보이셨다. 고기 먹고 난 설거지를 했다. 나는 그사이 주호를 방에서 돌보면서 『돈이 되는 글쓰기』라는 책을 읽었다.
- 14:00 - 17:00 주호와 계속 놀아주면서 『돈이 되는 글쓰기』를 읽었다. 국문학과 출신으로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돈이 되는 글쓰기를 할 줄 모른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지만 예술성만을 추구하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정말 인기 있는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쓴다. 내가 좋아하는 글이 예술적이라면 좋겠고,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글은 돈이 되는 글쓰기가 아니라는 걸 안다. 나는 돈이 되는 글쓰기를 너무 저렴하다고 여기는 걸까? 그런 글을 낮게 평가한다. 하지만 그런 글을 쓸 줄 알아야 한다. 국문학과를 다시 한 번 자아식을 해체하고 알을 깨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영문학을 전공했고, 국문학도 전공했다. 그러므로 이 역량을 나의 강점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쓸모없는 공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돈이 되는 글쓰기를 연습하고, 구체적인 공식에 따라 글쓰기를 시도해 보아야 한다. 이렇게 조금씩 늘다 보면 진짜 좋은 글쓰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쓰고 싶은 글은 따로 있기 때문에 이것이 좋은 훈련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했다. 당 스파이크가 왔다. 너무 졸렸다. 한나는 16:00부터 다소 예민해지는 듯하더니 화장실 청소를 했다. 주호와 주아까지 전부 참여시켰다.
- 17:00 - 19:00 나는 주호의 밥을 먹였고, 일찍 주호를 재울 수 있었다. 주호가 정말 졸린 눈을 하고 있었다. 주호가 양치까지 하고 잠들었다. 나는 배가 불러서 저녁을 먹지 못했다. 한나와 장모님은 샐러드로 저녁을 대신하셨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 쉬게 되었다. 주호가 자고 있었고 나도 잠을 잘 준비가 되었다.
- 19:00 - 22:00 오늘 하루의 기록을 하고 컴퓨터 작업을 조금 하려고 했다. 오후 22:00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중간에 음성 입력도 시도했는데, 장점과 단점 모두 있었다. 예를 들어, 생각나는 것을 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 점은 좋은데, 묘사를 구체적으로 할 때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여러 글 조각이 모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문단을 쓰는 건 어려웠다.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고 즉흥적인 글쓰기가 될 우려가 있는 점이 아쉬웠다. 넷플릭스를 보며 잠들었다는 점이 아쉬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