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뷰
##### 24년 9월 2일(월)
- 의도적 회피지만 건전한 회피
- 해야 할 일들이 여럿 있다. 보고서 확인, 타임 스케쥴 잡기, 촬영소 연구계획안 등. 완벽하고 싶은 생각일까. 다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주말 동안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걸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게 너무 버거웠다. 그러나 대 놓고 피할 수 없었다.
- 뇌에서는 의도적으로, 그리고 아닌 것처럼 회피를 작동시켰다. 그게 이런 식이다. "야, 지금 이거 너 주말에 생각했던 거, 이거 중요한 거잖아. 링크 너 서버에서 따와서 돌리는 거, 그거 하면 돈도 아낄 수 있고, 너의 테크 기술도 늘텐데. 해봐 한번." 그래서 그걸 했다. 그리고 해냈다. 나도 참. 집에 있는 서버에서 이제 사진들을 가져와서 볼 수 있게 된 거다.
- 열정은 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
- 리눅스는 정말 공부하기 싫다. 그런 생각을 했다. 명령어도 어려워보이고, 그 체계를 알 수 없으니,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서버를 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게 리눅스였다. AWS에서 일을 하겠다면 리눅스를 피할 수 없다. 피하겠다면 AWS에서 어떻게 일을 하지. 공부할 Tech 지식이 많다. 리눅스 피하고 싶지만 그걸 해내는 게 열정이다. 왠만한 컴공과 애들보다 나은 수준이 되는 거다.
- 내겐 믿음이 있으니까. 클라우드 기술과 IT 기술이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현대의 근본 기술이 되고 있다. 이 위에 성을 쌓아야 한다. 지식이 발전하는 속도와 방식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그리고, 리눅스를 배운다는 건, 내게 또 다른 무기가 생긴다는 것. 그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를 증명하는 방법들이 필요하다.
##### 24년 9월 3일(화)
- 8월 옵시디안 정리
- 8월에 목표한 것들을 이뤄냈고, 그것들을 하나씩 복기하듯 적어봤다. 시간성이 다소 사라진 글들, 그러니까 생각으로만 요약된 글들이 있지만 아직까진 괜찮다.
- ADsP 합격, SQLD 공부. 뇌의 복리효과. 메멘토 모리. 그리고 강철마라톤 등. 8월을 기억할 수 있는 키워드들이 있다. 얼마나 멋진 일인지.
- 미루고 싶은 일들에 저항하기
- 회사 일 중에서 미루고 싶은 일들이 있다. 월요일부터 그랬고,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고 월요일을 보냈다. 화요일이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조금 했다. 미루면 안되는 일들이 있으니까.
- 거대한 일이기 때문에 미룬다. 시간약속이 정해져 있는데, 마감하지 못할 것 같아서 미룬다. 이런 상황이 스트레스로 작동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일을 줄이는 거다. 그것만이 방법이다. 일을 덜어내고, 정말 핵심적인 일에 나를 쏟아 붓는 게 필요하다. 알면서 그러지 못했기에, 지금 수습해야 하는 일들을 하나씩 수습해야겠지.
##### 24년 9월 4일(수)
- 목차 활용법을 깨닫다
- 새벽에 주호랑 놀아주면서 메모를 하다가 생각했다. 새벽에 순도 높은 시간에 목차를 활용해야 한다. 목차를 활용해서 공부해야 할 대상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뇌에 입력하기 시작하면 뇌에서는 부담이 줄어든다. 미루지 않는다. 실천력이 더 높아진다. 특히 주호랑 놀아주고 있는 상태에선 이걸 계속 활용해야 한다. [[목차로 뇌를 간지럽히면 학습 효율이 높아진다]]
- 영어 공부도 해야 하는데, [[모국어 간섭을 극복하는 영어 훈련법]]을 생각하다가 거기까지 생각이 뻗었다. [[공부 방법을 가르쳐 주는 콘텐츠를 개발하자]]라는 생각도 했다. 과외 때문이었다. 그것 역시 교재를 목차부터 시작해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SQLD 시험을 공부하면서 확실히 효과를 봤기 때문에 몇차례 더 진행해보면서 확신을 가져보려고 한다.
- 그런 의미에서 오늘 집중력이 다 소진됐다고 생각했던 오후 4시 무렵, Salesforce의 목차 전체를 확인해보는 일부터 시작했다. 뇌에서는 부담이 적어지기 시작했다.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보게 된다.
- [[다이어트를 성공시키는 플라이 휠과 의식적인 운동]]에 대해 이해하다
- 어제 저녁에 먹은 냉면 때문인지, 아침에 일어나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저녁식사를 아침으로 옮기는 게 굉장히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저녁부터 실천해보고 싶었지만, 그럴 상황, 그럴 마음의 동기가 한나에겐 없었다. 그래서 다음주부터 하기로.
- 저녁엔 피자를 시켜먹게 됐지만, 여전히 아침식사를 하는 루틴으로 바뀌면 많은 플라이휠이 새롭게 돌기 시작할 거란 걸 알겠다. 어서 빨리 시험해보고 싶다.
##### 24년 9월 5일(목)
- 촬영소 계획(안)을 일부 드디어 작성하다
- 미루고 미뤘던 것 같다. 뇌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으니 계속 피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팀장, 본부장 회의를 했다. 생각보다 포인트가 달랐다. 더 열어놓고 가자, 1단계, 2단계는 쓰지 말자. 이런 수준의 논의였다.
- 한편으론, 이 연구에 인발브 되어 있는 느낌보다는 여전히 위임을 하면서 문제 생기는 것을 체크하겠다는 느낌이어서, 함께 연구를 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런게 나한테는 중요한데 말이다.
- 워크숍 연사들 미팅
- Adobe와 Filmlight를 만났다. 양효섭 대표(filmlight)와 대화가 재밌었다. AWS가 하는 일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계셨고, 그런 내용들을 공유해주셨다. 사람들이 AWS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게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텐데, 라는 그런 걱정들 때문에, 또 수익모델이 분명하지 않고, 학습이 필요하다는 진입장벽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는다. 모든 대화를 다 받아적고 있는 건 의미가 없다.
##### 24년 9월 6일(금)
- 방황하는 하루
- 회사에서 업무에 집중하는 것도 아니고, 버추얼머신을 나스에서 돌리는 것에 집중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이런 하루들이 있다. 왜 방황하게 되는 걸까.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어떤 일이 가장 가치있고, 당장 해나가야 하는지 알면서 왜 그것들을 미루게 되는 것일까.
- 뇌과학을 공부하고, 미루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그것을 실천으로 바꿔내는 게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 깔끔한 업무
- Wrap-up 메일을 보내는 걸 하기 귀찮았지만 그래도 참고 해냈다. 기본값을 이겨냈다. 그걸 하고 나니 너무도 개운했다. 하길 잘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좋지만, 내가 기억하기 좋기 때문에 해야 한다. 핵심만 남기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사라진다. 회의가 길 필요도 없다. 기록한 걸 보면.
- 방황하다, 일은 그래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하지만 성에 차는 정도는 아니다. 모드가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일지도.
##### 24년 9월 7일(토)
- 주호의 돌잔치와 누나의 눈물
- 주호의 돌잔치는 모두의 축하 속에서 잘 끝났다. 여러 사람이 돈을 보내줬고 또 축하해줬다. 금도 많이 들어왔다. 이런 축하가 없었다면,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해내지 못했을 거다.
- 야외 스냅을 찍는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땀을 엄청 흘렸다. 주호도 얼굴이 시뻘개졌다. 누나가 와서 땀 닦는 걸 도와줬는데 누나도 땀범벅이었다. 가족 모두가 그 사진 촬영을 위해서 노력했다. 감사했다.
- 집에 와서 [[부모님께 드리는 인사말]]을 읽어드렸다. 모두가 훈훈했고 감동적인 밤이었다.
- 누나는 울었다. 어머니의 남자친구 이야기로. 그러나 결론은, 좋은 날에 눈물로 망친 것 같아 미안하다는 이야기. 자기는 엄마에게 말하지 않을 거고, 비밀로 평생 생각하고 갈 거라고. 누나가 얼마나 엄마를 잃고 싶지 않은지 알 수 있었다.
##### 24년 9월 8일(일)
- 돌잔치의 여운
- 아침에 울어버린 누나와 화해. 냉랭했던 집의 분위기와 속상함을 감춘 어머니의 얼굴. 누나의 부어버린 눈물. 돌잔치의 여운 치고는 꽤 기억에 남을만한 아침이 아니었을까. 누나에게 나는 사과를 했다. 이날 저녁 누나에게 사과의 답장이 왔었다. 가족이구나. 이게 가족이구나.
- 장모님과 장인어른, 빛나, 이모님 함께 문스시를 먹었다. 우리가 대접하려고 했는데, 장인어른이 사셨다. 장인어른과 백화점에서 나눈 이야기. 주로 내가 준비하는 이직 이야기를 했지만, 장인어른의 마지막 악수가 기억에 남는다. 말보다 강한 믿음. 가족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