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뷰
##### 24년 9월 30일(월)
- 한나는 역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 병원 진료를 하루 앞당겨서 가서 받았다. 역아였고 한나는 이 날 저녁 내가 퇴근을 하고 갔을 때 심각하게 힘들어했다. 부정적인 생각이 오후 내내 한나를 집어 삼킨 것 같았다.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 나는 주호 손을 잡고, 주아를 임신한 한나와 함께 긴 터널을 걸어가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게 우리 모습이다. 지금이 우리 결혼 생활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일 거라고. 반드시 행복한 때가 올거라고 한나를 위로했다.
##### 24년 10월 1일(화)
- 요리와 식단
- 다시 요리가 재밌어졌다. 흑백요리사 덕분인 것도 같다. 또 뇌가 확실히 설거지부터 시작해서 요리를 하면 더 좋아지고, 삶의 주도권을 찾은 기분이 든다. 이 모든 게, 하기 싫은 것을 이겨내고 해냈을 때 뇌에서 이게 반복되면 게으름이 없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 과카몰리, 샌드위치, 콩나물국도 만들었다. 주호 이유식을 매일 만들면서 이런 모든 과정이 준비가 된 것이다. 이제 식단표까지도 만들었기 때문에, 또 식재료를 손쉽게 구할 루틴으로 홈플러스 앱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좋다.
##### 24년 10월 2일(수)
- 밀린 옵시디안 정리
- 회사에서 2시간 넘도록 옵시디안을 정리했다. 하루를 요약하고, 한주를 요약하고, 한달을 요약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9월이란 시간을 복원한다. 나의 기억에서 이미 흩어지고 사라져버린 9월을 기억하는 나만의 방식이다. 기록이 있기 때문에 기억의 방향이 생긴다. 내가 왜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는지,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단서가 있다.
- 하지만 기록이 너무 길어지는 것도 좋지 않다. 결국 다 읽지 못한다. 요약이 핵심이다. 요약엔 내 관점과 선택이 있어야 한다.
- SAA를 시작하다
- 미루고 미루던 SAA 공부를 시작했다. 일단은 시험 일정을 10월 19일로 등록했다. 시험 문제를 옵시디안에 긁어와서 편집을 하고, 한국어로 변환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영어 보다 더 빠르게 시험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
- 정말 체계적으로 공부를 잘해서 이 시험을 합격할 것이다. 반드시 해낸다 24의 핵심이 이 시험이다. 미국에 가기 전에 반드시 합격하자.
##### 24년 10월 3일(목)
- SAA 문제 만들기
- AI 도움을 받아서 SAA 문제 6회차를 전부 만들었다. 이전 같았으면 며칠이나 꼬박 걸렸던 작업인데, 시험을 보겠다고 마음 먹자마자 바로 이렇게 문제까지 전부 만들 수 있었다.
- 여기서 중요한 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 주호를 돌보면서 만들었는데, 아침에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하루 종일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중요한 포인트다. 이제 19일까지 이런 몰입 상태를 유지해나가야 한다.
##### 24년 10월 4일(금)
- 또 다시 압도적 1위
- 회사에서 영화기술 컨퍼런스를 했던 날이다. 압도적인 1위가 되겠다는 게 목표였다. 행사는 이벤트다. 그날로 끝이 나지만,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어떤 목표가 있다면 그걸 성취해야 한다.
- 목표는 연사들과 친해지는 것도 있었고, 사람들에게 나의 능력을 압도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있었다. 그 중에는 이 이벤트가 아무것도 아닌 듯이, 스무스하게 흘러가게 진행하는 게 있었다. 당연히 그렇게 되었다.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었고, 행사 마지막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어로 안내 멘트도 손쉽게 했다. 그게 핵심이었다. 영어가 일상인 사람. 나의 레벨은 영어가 일상이다, 이런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했다. 자연스럽게.
- 영화인들을 만나다
- 앞으로 고객이 될지, 어떤 인맥이 될지 모르겠지만 회사일로 만난 영화인들이 반갑기도 했다. 이 사람들과 친해진다면 영화 관련 도메인을 더 넓힐 수 있다. 그럴 수 있는 시간, 계기를 많이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채수응, 이은정, 고대석 이런 분들이 반가웠다. 양효섭, 김원중도 좋았다. 짧지만 그래도 내게 인맥이 조금 생겼다는 느낌이다. 이걸 키워나가는 게 또 능력일 것이다.
##### 24년 10월 5일(토)
- 3시간 밖에 못잔 상태
- 전 날 부국제 회식의 여파로 3시간밖에 못자고 하루를 시작했다. 정말 힘들었다. 한나가 이런 주말에 나가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지만, 이번엔 한나도 집에서 주호와 주아 옷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 신기하게도 전 날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과 대화가 계속 리플레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잔상이 꽤 남았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들을 잡아두지 않으면 사라질 터였다.
- 판단력이 좋지 않았다. 다음 날 마라톤이 있음에도 인국 선배가 부른 자리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몸이 피곤해서 귀찮아지기 시작하니 정신도 없는 느낌이었다.
- 그럼에도 점심에는 닭도리탕을 했고, 저녁엔 짜파게티에 야채를 다져서 넣어서 요리를 했다. 요리 덕분에 나는 기본값에 저항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24년 10월 6일(일)
- 포기하지 않는 마라톤 정신
- 평소에 연습을 하지 못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우선 [[03 스팟 프로젝트/마라톤/첨부/제21회 경남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까지, 바로 전 날 유혹이 있었다. 인국 선배가 조영각 피디와의 자리에 나를 초대한 것. 가고 싶었다. 그런데 뇌는 알고 있었다. 다음 날 그 힘든 달리기를 할 바에, 도파민을 즐기고 다음날 퍼져 있는 게 더 편하다는 것을. 그래서 합리화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 마라톤 대회에서 참여해서 정말 힘들었고, 3km부터 9km까지는 정말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참고 달렸다. 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제치고 갔다. 아마 1,000명 정도는 나를 제치고 간 듯하다. 그래도 나만의 레이스라고 생각했다. 포기하고 싶지만 뇌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게을러지지 말자고. 내 자신에게, 가족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고. 아쉬운 기록으로 완주했지만 그래도 내 자신에게 뿌듯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