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리뷰
##### 24년 10월 28일(월)
- 주아 둔위회전술
- 한나가 장모님과 서울로 떠났다. 둔위회전술이 성공하길 바랐지만, 실패해도 실망하지 않길 바랐다. 나는 넉넉히 40만원을 여비로 쥐어줬다. 한나가 놀라했고, 나중에 안 거지만 한나는 갈 때 특실을 타지 않았다고. 남은 돈으로 주호 옷을 샀단다.
- 둔위회전술은 결국 실패했다. 할 수 있는 만큼 해본 거다. 이제 제왕절개를 받아들이니 마음이 편했다. 고생했다 모두.
- 잡채를 만들다
- 돌아오는 가족을 위해 나는 잡채를 만들었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 그만큼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요리. 가족을 위해서 내가 이걸 맏는다는 건, 그만큼 가족을 생각한다는 뜻이므로, 나는 잡채를 만들어 가족을 반겼다.
- 주호와 둘이서 보낸 하루
- 내가 미국에 있을 때 주호가 엄마를 엄청 찾았다고 했다. 껌딱지라고. 그래서 걱정했는데, 주호와 둘이서 보낸 하루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히려 뜨거운 감정을 느꼈다. 너무 사랑한다는 감정. 따뜻함을 넘어 뜨거웠던 감정.
- 이제 곧 한나가 입원을 하면 주호를 내가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던 하루였다.
##### 24년 10월 29일(화)
- 한나와 다툼, 눈물
- 아침에 날카롭게,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한나. 나는 회사에 도착해서 감정을 제어하다가 결국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241029 주아 출산 전 한나와 다툼]]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내 LA 출장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게, 나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 한나의 답장이 왔고, 요즘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이야기를 했다. 짠했다. 기분 풀었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말에 기분이 풀렸다. 점심에 집에 갔을 때, 그래서 한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한나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며 울었다. 장모님도 그 모습을 모두 보고 계셨다.
- 제왕절개 날짜를 잡다
- 날짜가 잡혔다. 11월 8일 금요일. 조인호 원장. 예전에 우리가 어이없어 했던 의사였다. 재천이로 착각하고 지냈는데, 인호를 만난 순간 바로 알았다. 이 사람이 범인이었다는 걸.
- 주아가 나오는 날이 정해지고, 누나에게도 날을 알려줬다. 이제 모든 시계가 11월 8일을 향해 흘러가는 기분이 들었다. 11월 8일로 우리의 인생도 운명이 바뀔 것만 같았다.
##### 24년 10월 30일(수)
- SMPTE 세션 정리
- Cursor를 활용해서 세션을 정리해나갔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2~3개 정도를 정리할 수 있었고, 이 대로라면 이번주에 목표한 10개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확실히 한국에 와서 다시 하는 공부가 중요하다. 기억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또 새로운 내용을 알 수 있어서 좋다. 월급 받으면서, 해외에서 공부하고, 내 실력을 늘릴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기회다. 앞으로도 가고 싶다.
- 회사에 대한 마음이 차갑게 식다
- 이 회사가 얼마나 내게 작은 회사인지를 느꼈다. 누구도 공부를 하려 하지 않고, 그나마 하려고 하는 사람도 헛똑똑이다. 발전도 없다. 너무 작다. 나는 이 회사가 담기에 너무 크다. 더 큰 사람이 될 것이다. SMPTE 결과를 간략히 공유하고, 또 저녁 회식을 하면서 그 생각을 확실히 깨달았다.
- 한나에게 휴직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서울대, 하버드에 대한 내 꿈도 이야기했다. 우리 가족이 정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여기에 있을 것 같다고. 주아 100일이 지나고 나서 나는 승부를 띄울 생각이다.
##### 24년 10월 31일(목)
- 경진이 청모, 이젠 마지막이겠지
- 25년 1월 4일, 결혼하는 경진이의 청첩장 모임을 했다. 나는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켰다. 비록 결혼식은 가지 못하지만 청첩장 모임에 나갔다. 경진, 다예, 나영, 돌이켜보면 같이 알고 지낸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이번 모임에서도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경진이가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이제, 이 모임의 구심점인 경진이와 내가 만나는 건 정말 힘들어진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모임.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나는 최선을 다 했다. 이 관계가, 우리의 관계가 어떻게 다시 이어질지 알 수 없으므로.
##### 24년 11월 1일(금)
- 회복하기
- 전날의 경진이 청모와 새벽에 집에 들어와서 너무 힘들었다. 새벽부터 주호를 보는데 식은땀도 나고 힘들었다. 한나가 배려해준 덕분에 오전에 잠을 잘 수 있었고, 회복할 수 있었다.
- 술에 취한 날들은 아쉽다. 하루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이제 이렇게 취해 있는 날들을 만들지 말자. 나는 온전한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로 다시 마음 먹어본다.
##### 24년 11월 2일(토)
- 돈 걱정
- 가장이 돈 걱정을 한다. 가족이 흔들린다. 그걸 느꼈다. 카드값을 확인했을 때, 570만원 정도가 찍혀 있었고, 나는 놀랐다. 이 상태면, 내가 과연 갚을 수 있을까. 갚아야 하는데. 어디에 돈을 썼지. 이런 걱정을 하느라 한나도 내 눈치를 봤고, 그런 상태가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걸 느꼈다.
- 나 혼자서 감당해도 되는 스트레스다. 그러므로, 돈을 쓰고, 또 돈을 버는 것에 대해서 내가 결정하자. 그리고 돈에 대해서 조금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나는 가계부를 쓰지 않는데, 그걸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외면하므로 돈이 나를 지배하게 되는 상황인 거다.
- 장인어른의 대게
- 이번에도 장인어른께서 대게를 사주셨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내가 갚아드릴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장모님과 사이가 좋아보이는 것도 기쁘다. 우리의 가족이다. 가족이 모두 행복할 수 있길.
##### 24년 11월 3일(일)
- 혼자서 95km, 주호와 100km
- 처음으로 주호와 5km 마라톤을 완주했다. 뇌가 흔들리고 그런 게 걱정이긴 했지만, 지난 번 자전거를 태웠을 때 생각보다 괜찮았기 때문에 나는 마음 먹고 주호와 달렸다.
- 삼락생태공원을 제대로 본 건 처음이다. 너무 편안했다. 탁 트인 시아 덕분에 기분이 다 좋아졌다.
- 한나가 함께 해준 덕분에 이렇게 마지막 10번째 메달을 모을 수 있었고, 내 목표를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이렇게 다 이룰 수 있었다. 행복한 성취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