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50일 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 번은 아이에게 분유를 주면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는데 제가 넷플릭스에 빠져 있는 동안 아이도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습니다. 잔인한 장면이 많다 보니, 얼른 손으로 아이가 보지 못하도록 시야를 가렸습니다. 그랬던 아이는 분유 먹는 것을 멈추가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저는 넷플릭스와 같은 영상 콘텐츠가 우리 뇌에 어떤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마저도 이렇게 움직이는 영상에 빠지게 만드는데, 그런 과정에서 과연 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했습니다. 몇 가지 내용을 구글에서 검색해보다 보니,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팝콘 브레인 현상이 있습니다. 팝콘 기계에서 기름과 소금에 절인 옥수수가 열에 가해지면서 잠시 후 펍 하면서 터지는데요, 우리의 뇌를 이런 현상에 비유한 것입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계속해서 보다 보면 뇌가 팝콘처럼 튀겨지는 거죠. 150일 된 아이에게 벌어진 일이 바로 팝콘 브레인 현상이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영상 콘텐츠에 자주 노출이 된 아이들은 향후에 정적인 활동을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독서를 하지 못하고 앉아서 집중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는 건데요, 저는 이 때부터 아이에게 절대로 TV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TV에 익숙해지면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하는 놀이에도 흥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진짜 문제는 팝콘 브레인 현상이 아이들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성인에게도 충분히 팝콘 브레인 현상이 일어납니다. 콘텐츠 중독에 빠진 우리의 뇌는 더 이상 정적인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쉬어야 하는 날에도 끊임없이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를 보아야 하는 이유, 추천해준 관련 영상을 끊지 못하고 또 봐야 하는 이유, 바로 우리의 뇌가 더 큰 자극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타버린 뇌를 다시 회복시키려면 당연히 콘텐츠 중독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콘텐츠를 멀리하고 우리의 뇌가 더 쉴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끊임없이 튀겨진 뇌는 더 좋은 사고를 할 수 없습니다. 어느 날, 일상이 어질러져 있는 느낌을 받았고 그 일상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소음이 들어오고 있다면 그런 인생은 괜찮은 인생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