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작게 일기를 써야 한다니. 재밌군. 그래도 대놓고 쓰는 건 아닌 느낌이라서, 이렇게라도 쓸 수 있다면 이걸로 만족한다. 어제는 휴가를 내고, 집에서 책을 온종일 읽었다. 사실 온종일이라고 하기엔 정말 책 읽고 쉬고 하는 게 전부였던 하루였다. 그래도 그게 얼마나 행복했던지. 물론 좋은 책이라기엔 좀 엉성한 책들도 있었지만. 자청이 월 1,000만원을 벌기 전에는 닥치고 책 읽으라는 말이 좀 자극적이어도 와닿았었나 보다. 걸으면서 나의 목표의식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이 사고 프레임은 원씽에서 배운 것인데, 목표의식-우선순위-생산성이라는 워크프레임이다. 목표의식을 갖게 되면 우선순위가 정해지고, 그것을 수행해나가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나의 목표의식에는 나를 비롯해 우리 가족이 거지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하위층에 머물지 않고 상위층으로 올라가는 것. 그리고 일을 하지 않아도 돈 걱정하지 않는 상태를 만듦으로써 우리 가족, 나의 진정한 지인들이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지 않게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나는 현재 노예다. 나부터서 이 반란을 시작해야 한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것은 사이트이다. 사이트에서 반드시 효과를 내야 한다. 못할까? 할 수 있다. 해낼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있다.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여기에 적어보면 된다. 그런데, 그러기에 앞서서 이제, 팀 패리스의 책에서 배운대로 제거에 들어가자. 지금 내게 주어진 보고서 편집이라는 이 업무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의견을 달라고 했으니, 일정부분은 나도 볼 예정이지만, 어쨌든 탄소, 중장기, 버추얼 모두 올해에는 진행될 연구가 아니다. 여기에 힘을 너무 빼지 말자. 각각 한 시간 정도씩만 보고, 의견을 전달해주고, 인쇄 일정을 못박아버리자. 간단한 오탈자 체크도 나 말고 상대에게 다시 넘겨야 한다. 이번주는 이것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회사 업무를 종료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은 시간에는 이렇게 몰래몰래 사이트를 만드는 것과 책을 보는 것으로 나의 시간을 쓰게 될 것 같다. 다시 돌아가서 생각을 정리해보자. 지금 나는 내 시간을 어디에 가장 많이 쏟아야 할지에 대해서 알고 있다. 실천만 남은 상태이다. 너무 지지부진하게 고민하고, 판단하느라 나의 의지력과 판단력을 잃게 되어선 안 된다. One Thing, 그러니까 내가 지금 집중력을 고도로 발휘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은 회사에서 내가 맡아서 해야 하는 일을 제거하는 거다. 그걸 하기 위한 One Thing은 각각 더 쉽게 보고서를 인쇄하는 거다. 2월까지는 분명히, 큰 일이 벌어질 수가 없다. 조직개편이 없다면 내게 남은 것은 지금의 보고서를 마무리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것만 하고 남은 시간 동안에는 지금 하는 것을 해놓자. 이것에 대해 내가 스텝을 정해놓지 않았던가. 그래, 정해놓고 정리해놓은 스텝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해야 할 일을 목록화했다고 하더라도, 마치 요약본을 보는 느낌이라서 그 맥락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도 어쩌면 요약본이니, 맥락이니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몰입이다. 계속해서 이것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도록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 거다. 그걸 안 하기 때문에 그렇다. 반대로 다른 것에 자꾸 방해를 받는다는 건데, 그 방해받는 것들을 전부 줄이거나 제거해야 한다. 무조건 제거해야 한다. 판단력과 의지력, 집중력은 총량이 있어서 그것을 넘어서면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나의 정신적 에너지를 갈취하는 것들도 전부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맨날 이런 소리나 적어두고 있지, 실제로 앉아서 집중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 허구한 날 이런 볼멘소리나 하고 있고, 탁상공론이나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냥 매일 일정 시간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시작하자. 한시간만 해도 되니까, 하자. 그것만이라도 하자. 막 하루에 10시간씩 투자 못하면 망할 것처럼 조급하지도 말자. 자청이 말한대로만 하자. 책 읽자. 그리고 꾸준히 하자. 으으.. 술 마시고 싶은가봥.. 우짜노..ㅎㅎ 마실 사람이 없으니 그냥 뭐..ㅎㅎ 그나저나 내가 참 병신같다고 느껴진다. 술 마실 사람을 찾아보지만, 술 마실 사람이 없는 지금의 상황도 그렇고..ㅎㅎ 혼자 마신다? 그러긴 조금 웃기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고..ㅎㅎ 내가 지금 ㅇㅇ을 바라고 있다는 것도 너무 명확하다. 와 정말 왜 이러지? 그래서 내가 병신 같다고 느껴지는 것 같음.. 그러지 말자. 지금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다. #독서 #휴가 #자청 #원씽 #자본주의 #우선순위 #팀패리스 #제거 #집중력 #몰입 #술시 #탁상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