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주와 대화 - 2시간 반짜리 농도 깊은 긴 회의를 끝내고 서울역에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직제규정이 부결된 상태였고, 박덕호 선배가 사무국장이 되는 위원회 회의가 끝난 직후이기도 했다. - 노조의 힘든 상황,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선주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모든 것이 나의 일처럼 몰입되고, 나의 잘못처럼 느껴지고, 사람들에게 실망하게 되는 그런 순간들, 나에게도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힘들지 알 수 있었다. - 모든 노조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힘들다, 형식적으로라도 모두의 의견을 수용하는 그런 자리를 갖고, 그런 진행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진짜 내가 의지할 몇명의 조합원은 있어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를 조언으로 했다. - 나도 잘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이런 조언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이게 정답이라고 나 역시 말하지 못하겠다는 것. 왜냐하면 형식적인 자리를 갖는 게 정말 답일까, 이거에 대해서 확신은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나는, 상대방에게 진심일 때 진짜 좋은 일이 생긴다는 걸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선주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는 것도, 그게 선주에게 진심이기 때문에 한 거다. 선주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거다. - 진짜 선주가 다시 돌아오는 건, 노조를 끝마치고 1년이 지난 시점일 거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