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얘기했던 주제들이 몇가지가 있는데 하나씩 정리를 해보자. 첫번째는 둘째는 평생 둘째다. 현승선배가 이든이가 더 이쁜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누나가 있다 보니까 이든이는 계속해서 둘째로 보이고 왠지 첫째는 다 알고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드니는 계속 모르고 있을 것 같아서 계속 챙겨줘야 될 것 같고. 그런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눈이 한 번씩은 더 가고 마음이 더 가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근데 그게 나이가 들어도 똑같다고. 이든이는 둘째여서 계속 둘째고 자율이는 계속 첫째고 그러다보니 첫째한테 미안해지는 거라고. 왜 둘째가 더 이쁠까? 둘째한테 마음이 갈까?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두번째는 아이의 긴장감. 아이들이 긴장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이든이가 화장실을 가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유치원에 가면, 어린이집에 가면 화장실을 가지 않고 있다가 집에 오는데 그게 긴장이 돼서 그런다고. 항상 엄마, 아빠랑 집에서 이렇게 있다가 다른 세상으로 갔을 때의 공포감 같은 게 있을 거라고. 우리도 어른들도 새롭고 낯선 환경에 가면 긴장이 되는데 아이들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아이들도 긴장감이 있을 거다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생각이라 재밌었다. 세번째 키워드는 불안감과 효능감. 이건 경민이 누나가 한나랑 이야기를 하면서 한나가 청소를 열심히 하는 이유를 그거라도 해야 내가 효능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효능감이 필요한 이유는 내가 지금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경력 단절하고 관련이 있는데 나도 그렇게 살아본 적은 없기 때문에 사실 이해를 못했는데 경력이 단절되고 남편에게 의지해서 살아가야 되고,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그런 순간이 왔을 때 내가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필요한 사람이라는 그런 인정을 받고 싶은 상태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효능을 드러내기 위해서 청소를 한다거나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세계를 지키려고 한다거나 하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한나가 왜 청소를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왜 굳이 있어도 되지 않는, 없어도 되는 그런 집안의 규칙들을 만들어서 지키도록 해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나가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어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박민호도 혼자서 그걸 해내려고 지금 노력하고, 소위 말하자면 발악하는 중인데 쉽지 않나 보인다. 한나라고 쉬울 건 아니겠지만 내가 있기 때문에 같이 도와주고 싶다. 네 번째 키워드는 그건 내가 원한 게 아니잖아. 이게 다엘이가 얘기를 했다고 했다. F들은 과도하게 배려를 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그게 상대방에게는 폭력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는 건데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게 맞는 거지 우리는 상대방에게 이런 걸 원할 거라는 생각으로 먼저 해주는 것들이 있는데 그게 상대방이 원하는 게 아니라면 내가 어떻게 보면 헛짓거리를 한 것일 수도 있다. 다섯 번째 키워드는 책을 읽는 이유. 경민이가 한나가 책을 인스타에 올린 걸 보고 이제는 자기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없어서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그런 상태가 됐구나. 정말 힘든 상태가 됐구나라고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책을 읽는 이유가 그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불안해서 읽을 때도 있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읽을 때도 있지만 불안성 때문에만 읽는 것은 아닐 거고 이번에는 한나도 그것 때문에 읽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분은 어떤 말인지는 알지만 한나 상황에선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키워드 여 배우라고 할까? 나는 보연 선배가 너무나도 과도한 화장을 하고 사람들을 대하고 있고 또 그런 것들에 대한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현승 선배한테 얘기를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연 선배와의 관계를 잘 하려고 하는 이유는 현승 선배라는 얘기를 했는데 현승 선배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 사람 관계는 그 사람 관계, 자신의 관계는 자신의 관계다. 그 사람 관계는 그 사람 관계, 자신의 관계는 자신의 관계라고 했다. 내가 굳이 과도하게 관계에 신경쓰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이것도 경민 누나랑 얘기를 하면서 좀 느끼는 건데 내가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상대방에게 화장을 안 한 상태로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것 완벽할 필요도 없다는 것 그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완벽하게 다가갈수록 상대방도 나에게 완벽해지려고 할 거다. 그거를 버리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