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9일 너 진짜 정신 나간 애 같애. 어떻게 현실 인식이 그러냐? 아침에 너 엄청 예민했고, 장모님께서 나보고 얼른 먼저 출근하라고 하셨어. 장모님이 너 눈치 보면서 나 먼저 나가라고 했다고. 분위기 이상하니까. 그게 내 눈치를 본 게 아니고 너 눈치를 본거고, 장모님은 오히려 내가 예민한 너 때문에 기분 상할까봐 먼저 나 출근하라고 하신거고. 그러고 오늘 하루 지내면서 갑자기 장모님이 내가 예민하다고 하고, 가신다고 하셨다고? 그럴리가 없잖아. 너랑 분명 무슨 일이 있었겠지. 너는 지금 장모님이 가시는 이유가 내 기분이 안 좋아서 가는 거다, 내 눈치를 보느라 그러는 거다. 너 뭐때문에 기분이 안 좋고 그딴식으로 행동하는 거냐, 라고 나한테 따지고 싶은 거지? 그래, 나 금요일부터 너한테 기분 안 좋고, 그 전에도 장모님 오시기 전에 말 예쁘게 하는 걸로 우리 충분히 대화하지 않았니? 근데 너 또 다시 도로묵이지? 아침부터 봉창 두드리듯이 나한테 그렇게 말했고, 그 이후에도 너는 계속 말을 툭툭했어. 금요일 저녁에 내가 써놓은 일기 보니까, 내가 저녁 식사 때도 너의 함부로 하는 말, 모든 게 귀찮은 듯한 표정 때문에 기분이 나빴고 빨리 자리를 끝내고 싶었다고 썼더라? 그 다음날 일기 보니까, 아침부터 나를 깨우는 니 목소리가 날카로웠다고, 그리고 그날 나는 “나한테 그딴식으로 말할거면 말 걸지 마라” 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썼더라? 계속 그랬어. 니가 나한테 보이는 그 예민함, 그거 나만 보는 거 아니고 가족들 다 보고 있고, 그 예민함도 오르락내리락 해서 우리들 기분도 다 오르락 내리락. 완전 스트레스야. 너랑 같이 사는 거 진짜 힘들다고. 내가 너랑 둘이서 있었으면 그냥 부딪쳐서 싸웠을텐데, 장모님 계셔서 너 하는 거 어느 정도는 봐주고 있었는데, 장모님 가시면 진짜 너랑 다시는 말 섞기 싫다고 말하려고 내가 준비하고 있었거든? 내가 집안 일을 안 한다? 진짜 미친 소리하고 자빠졌네. 그러는 너는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있냐?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 정신 나간 소리 지껄일 거면 진짜 말 걸지마. 니가 세운 기준대로 집안 청소하고, 니가 세운 기준대로 집에 물건들 배열해야 하고, 그러는 게 니가 말한 집안일이고 거기에 맞춰서 살아가주는 것도 한 두번이지, 니 그딴 소리 들을 필요도 없어. 너 힘들다고. 너 몸 안 좋다고. 애 보는 거 힘들다고. 그래, 다 알고, 가족들도 다 알아서 이렇게 힘쓰는 거잖아? 근데 진짜 정신 나간 애처럼 니 예민함 때문에 벌어진 일을 내 탓으로 돌리고, 내가 집안일을 안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 내가 받아들일 것 같니? 그저깨도 회 중으로 시켰다고, 내가 화냈다고 했지? 가족들은 내가 화낸 게 아니라고 하는데, 너는 그걸 화라고 듣고 있고, 잘못한 건 넌데 오히려 역으로 화내는 건 너고? 거기서 뭔가 비정상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더라? 진짜 어쩌자는 거야 너야말로. 이렇게 끝까지 예민해져 있을 거면 그냥 너도 광주로 가. 내가 어떻게 해서든 애기 둘 다 볼테니까. 내가 애기 다 키울테니까 너 필요 없어 이딴식이면. 내 기분까지 더 더럽게 하지 말고 그냥 너도 가. 그리고 말하는 거, 그게 그렇게 중요하냐는 식으로 너 아까 통화에서 말하던데, 난 그게 전부야. 나한테 함부로 말하면 나도 너한테 애정 없고, 똑같이 너도 그냥 싸가지없는 말투 들으라고. 이미 그렇게 너 말하고 살기로 마음 먹은 거면, 나도 이제 너한테 예쁜 말 바라지 않을 거고, 나도 그냥 너하는대로 하고 사는 걸로 결심할 거거든? 누구는 너처럼 감정대로 말 못하냐. 세상 긍정적으로 보고 좋게 바라보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건데, 이런 식이면 이젠 너랑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 #### 12월 10일 윤우야 내가 말을 예민하게 톡톡 내뱉고 그런건 매번 미안하고 인정하는 부분이야. 평소에 너무 잘해내주고 있는 너여서 여기저기 내신랑은 최고다 자랑하고 다니는데 뭔가 느낌에 엄마랑 대웅이 온뒤로 조금 뒷전인거 같아 서운햇어 예를들면 주호 밥이라던지 청소문제( 이건 뭐 내 기준대로긴 하지만 그동안 잘해주고 있어서 너가 불쾌할준 몰랐어 . 너도 저번에 언니랑 왔다간 후로 집빨리 치우고싶고 깨끗한걸 좋다고 하기에.) 너무 잘하고 있는걸 나도 엄마한테나 보여주고 싶었는데 뭔기 아닌거같은 느낌에 좀 더 예민해졌고 사실 내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나도 어쨋든 엄미링 욋으니 뭔가 해주고 싶고 힘들더라도 어딜 가야하고 그런 부담도 있고. 너가 잘 신경을 안쓰는거 같아 그부분도 서운하고. 어머님이랑 오셧을땐 뭔가 너가 적극적인데.. 아닌느낌에 좀 그랫나봐 뭐 나도 똑같을수 있는데. 그리고 눈이 우선 너무 아프고 죽겠어서 정신이 많이없네 눈이 너무 아프니 배가 아픙지 모르게 지나갔어 무튼 그런상황이였네 나도너도 다 힘들텐데 말야 그래도 어제 뭐 문자는 거의 이혼하자는 내용이든데 그렇게 힘들었나 싶네 진정원하는건지 궁금하네 암튼.. 지금 정신이없다 뭔가 체한느낌처럼 ㅎ 주아는 초음파 문제없는데 담주 설소대랑 5개월귀 초음파 다시봐야하고 딤플도 다시봐야해 관심없을수 잇디만 나도 다행히 안에 잘 안물었는데 상처 덧안다고 지금부터 일년덩돈 연고랑 잘바르라고 그러거라 너항나릉 행복해랴하응데 뭔가 꼬임의연속이라.. 나두 답답하구 힘드네 너고 그라겟지? 힘내보자. 아가들에 항상 감사해보자 --- 12월 10일 잘 모르겠다.. 잠 못자고 애기들 돌봐야해서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도 맞지만, 그건 견딜 수 있는데 너의 말투와 표정, 행동에서 오는 부정적인 에너지를 감당하는 건 이제 너무 지쳐. 변화할 거란 기대로 그래도 믿어왔는데, 너가 어떤 상황이어서 예민했다고 설명해줘도 그건 과거의 일일 뿐이고 앞으로 또 이런 상황이 올테니까. 진짜 문제는 바뀌지 않고 또 반복할 거고, 지금까지 그렇게 반복하며 싸워왔으니까 나도 이제 이게 무의미하게 느껴져. 너한텐 결혼 생활이 어떤 의미일까. 나는 다른 건 모르겠고, 사랑이 전부고 그거면 어떤 힘든 일도 다 이겨낼 수 있다고 믿거든. 그래서 사랑한다는 표현도 나에겐 중요하고, 예민한 말투가 아니라 따뜻한 말투로 이야기 나누는 것도 중요하고. 그런 감정이 있다면 잠 못자고, 노곤한 새벽에도 다 견디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런데 우린 결혼 처음부터, 아침에 네가 나한테 짜증을 내고 말을 예민하게 하면 나는 그게 상처였고 그러지 말아달라고 했고, 보금자리 이후로도 우린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아. 내 잘못도 있겠지. 너 입장에선 네가 예민한 이유가 나 때문이라고 하겠지.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동안 다투게 되면 항상 사과를 먼저 했고, 나도 너에게 맞춰서 살아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너의 예민함을 계속 따라가는 게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 이게 힘든 이유는, 결국 너의 예민함이 나의 부족함 때문에 생겼다는 결론에 이르는 다툼 때문이야. 특히 나를 부정하듯이 말할 땐 정말, 그러면 안 되는데 내 안에서 나를 찢고 나올 것 같은 폭력적인 나를 느껴. 내가 그 동안 노력하고 집중해온 것들, 가족을 위한 모든 것들이 부정당하고 나면, 미래는 없는 거고, 나를 지키기 위해선 내가 너를 부정해야 살 수 있으니까. 나도 폭력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너를 굴복시켜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 감정이 어제도 나를 몰아치고 갔고, 그 이후에 밀려오는 허무함이 어찌나 크던지.. 아이들 덕분에 행복하고, 잘 자라는 모습 보고 싶고,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 이제 이게 나의 꿈이고 목표인데 말야, 너로 인해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고 있고, 이런 식의 긴장되는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다 보면 아이들에게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내가 안정적인 상태가 되기 위해서라도 너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걸까, 그런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그리고 내 결론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면 난 그럴 거야. 결국 내가 행복하지 못하다면 아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없으니까. 너 역시 나로 인해 그렇게 예민해진다면 내가 없어야 불행하지 않다는 결론일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기억 나? 호주에서 불꽃놀이를 보던 날, 결국 남겨지는 건 부부였다는 거. 아이들이 아니라 부부였다는 거. 그래서 나한테는 네가 아이들보다 더 중요하고, 또 인생에서 소중해.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너의 말과 행동은, 내게 유일하게 상처를 줄 수 있어.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은, 그 사람들이 내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나는 상처받지 않지만, 너는 내가 유일하게 상처를 허락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 않는 듯 대하는 것, 날카롭고 예민한 말들로 내게 대하는 것, 이게 나한테 너무도 아프다. 지금은 나도 감정적인 회복이 필요해서,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 지금은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으니까. 네가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이해하지만, 나도 예전의 다정했던 나로 돌아가기는 지금 당장 힘들 것 같아. 그래도 너가 필요한 것들 있음 그냥 다 말해줘, 그런건 하나하나 다 해줘볼게. 다만 나한테도 지금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 12월 10일 왜이리 엇나가는지 모르겠네.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건지 어제 오늘 생각을 해봐도 널 사랑하고 존경하고 변함없는데 어쩌면 너무 그렇기 때문에 나역시 조그마한 너의 다름에 섭섭하게 느껴진걸까 난 그냥.. 너말대로. 미치고 정신이 이상한거 맞어 지금은. 완전한 정상적인 내가 아닌거같아 하루에도 열댓번씩 어디로 튀어나갈지 모르는 내 감정과 싸워야 하는데 여자로서는 감당하기 힘든데 엄마로선 해내야하는.. 엄마는 강해야 하고 해내야한다는 이런상황이 너무 날 우울하고 힘들게 해. 거기에 너도 이런 날 이해하지 못해준다는 불안함. 남들과 똑같이 이상한사람으로 생각하며 경멸의 눈빛으로 보면 난 더 미칠거 같아 내가 뭘해도 내옆에 잇을거같던 너마저 사라지고 없다 생각하니 너무너무 슬프네 어제 창문으로 뛰어내릴까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무서웠어 뛰어내렸는데 내가 죽지않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죽지 않아서 식물인간이 된다면 주위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어할까 라는 생각에 몹시 웃겄어. 이런생각 할때마저 내자신의 생각은 없다는게 내자신을 너무 안본거같아서 내 자신부터가 지금의 나를 부정적으러 생각하니 더 어긋낫고 몸도 안돌보고 해서 이렇게 고장이 난거고 그런거같아 나도 마음의 정리좀 틈틈히 할게. 윤우야 내사랑을 원한다 했지. 나도 하루아침에 바뀔순 없겟지만 노력해볼게 마지막으로 해보려고해 예전엔 그래도 너말대로 표현고 하고 그랫던거같은데 지난 몇년 간 임신과 출산을 너무 바로 하니 그냥 귀찮고 (너가 싫은게 아니라 몸이 무겁고 하니) 이게 자연스레 더 그래진거같아 시간이 정말 지나면 예전에 아니 예전보다 더 표현도 잘하고 그래지지 않을까 지금의 힘듬이 조금은 나아질땐 서로 웃고 있길 바래 너에게 상처를 줬다면 미안해 지금까지 애써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