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낸 메일 [[240723 보고 싶은 친구 영훈이에게]]
To : 윤우
잘 지내니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어디가 아프진 않니
이렇게 서신을 다 전해주고 너무 고맙다
주호 크는 모습은 한나 인스타를 통해서 항상 잘 보고 있고,
주호가 중심인 사진에서 조금은 비켜서 있는 너의 팔과 다리 그리고 가끔 보이는 모습들을 보면서 안부를 확인하곤 한다.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니 너무 좋구나.
어쩜 그리 번개를 할 때마다 일정이 안맞는지, 생각해보니 장례식장 말고 본게 지난번 부산을 갔었을 때였더라,
그래서인지 이직에 대한 이야기도 그때 처음 들었고
고대 89학번 선배가 좋게 봐주셨나보구나, 학번을 고려하면 꽤나 중책에서 일하실 것 같은데, 알아서 잘 하겠지만 도와주겠다면 나는 너무 좋은 기회이고 잘 해보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과거의 선택들, 그리고 행동하지 않은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말에 너무나도 깊이 공감한다.
과거의 내가 원망스럽고, 왜 그런 선택들을 했을까 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를 뼈저리게 느끼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애 (물론 묻어두고 계속 가는 삶도 있겠지만) 그리고 나에게는 그게 작년 3월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소비습관과 식습관을 절제하려고 노력을 했고, 일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조금은 상황이 나아진 느낌이다.
'결과'와 '과정' 중에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예전의 나는 무조건 결과였다. 세상은 결과로서 모든 것을 말해야한다는 생각이었고, 결과를 잘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런 믿음, 과정만 중요시하는 건 형식주의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반대의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실력'과 '운'의 영역이 뒤섞여 있는데 그것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그런데 결과를 중요시하면 자칫 운과 실력의 영역을 구분하지 못하고 어쩌다 찾아온 행운을 또 다시 반복될 수 잇는 실력으로 착각해 사업이 아닌 도박을 하게 만든다라는 말을 어느 책에선가 봤는데 너무나도 뼈저리게 아픈 말이었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그동안 결과를 내기 위한 슬롯머신을 돌리고 있었던게 아닐까 하고. 그래서 요즘의 나는 하루하루를 착실하게, 과정을 잘 다져보려고 한다. (물론 쉽지는 않고 몸무게도 아직 두자리가 아니다)
책 하나를 너희 집으로 보냈다. 몇 년만에 발견한 엄청난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너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믿을건 머리 하나 밖에 없는 (몸은 점점 쇠퇴하니..) 나 그리고 너에게 그 머리를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메타인지적인 접근의 책이다.
언젠가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할 날을 기대하며 종종 서신을 교환해보도록 하자.
Best regards,
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