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마다 다짐한다. 올해엔 꼭 다이어트를 성공하자. 가족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면서도 건강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네, 어머니, 올해엔 꼭 살도 뺄게요." 그렇게 몇년이 지났을까. 결혼하고 6년 정도가 지나는 동안 새해 인사는 바뀌지 않았다. "네, 올해는 한번 빼봐야죠." 아이가 생기고 나니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육아로 잠을 자지 못했다. 스트레스가 쌓였다. 몸이 힘들자 더 편한 것을 찾았다. 배달 음식과 TV가 유일한 안식처였다. 하지만 TV 보는 것조차 맘편하게 허용되지 않았다. 아이가 생기고 내 삶이 변해야 하는데, 나의 습관은 예전 그대로니, 새로운 세계와 과거의 세계가 매일같이 충돌했다. 어느 날, 이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식으로는 아이를 키워야 하는 앞으로의 인생이 행복할리 없었다. 내 일상을 모두 바꿔야 하는 때가, 드디어 내 인생에 찾아왔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일상에서 내 것을 내려놓지 못했던 나를 반성했다. 내 것을 아이에게 맞추기로 생각했다. 배달음식과 TV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된 김에 아예 다이어트를 시작하자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나는 다이어트를 오랫동안 유지해본 적이 없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먹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는 너무 어려웠다. 육아를 하며 매일 밤 배달음식을 배터지게 먹고 나서 꼭 베스킨라빈스 파인트 한 통씩을 먹고 잤다. 배가 불러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았다. 잠도 잘오는 것 같았다. 이런 만족감이 없으면 힘든 육아를 버텨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들을 볼 때, 내가 건강 관리를 하지 못해 무너지면 나의 아이들과 아내가 살아갈 인생은 너무도 힘들 것이다. 나와 누나, 어머니를 두고 암으로 떠나버리셨던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건강관리를 하지 못했던 거다. 몸이 이기지 못할 술을 드시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게 아버지에게 독이 되었다. 아버지도 그걸 몰랐던 거다. 아이들을 보며, 올해에는 건강 관리에 성공하자는 목표를 다시 세우게 됐다. 가족들은 나를 필요로 하고, 내 인생에서 나도 가족들이 필요하다. 내 삶을 아이들에게 맞추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아이들이 내 삶이 되었다. 가족이 행복하다면 내 인생도 행복하다. 그래, 이번엔 다이어트가 아니다. 반짝 하고 다시 돌아갈 다이어트가 아니라, 평생 지켜갈 건강한 습관을 만들자, 이게 목표가 됐다. 예전에도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박용우 박사가 새로 쓴 <내 몸 혁명>, 제시라는 프랑스 과학자가 쓴 <글루코스 혁명>, 이 두 권의 책에 내가 지향하는 모든 습관이 다 있었다. 나는 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보기로 했다. > 좋은 루틴을 오랜 시간 쌓아도 망가지는 건 한 순간이다. 그럼에도 좋은 루틴을 만들어야 하는 건, 제로부터 시작해도 다시 성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무너졌다고 좌절하지 말자. > (2024년 4월 1일 나의 기록)